"해고는 죽음"…감원 위기 하나투어, 경영진 비판 청원까지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1.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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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돌입 결정에 직원들 경영진 비판 목소리

/사진=청와대국민청원/사진=청와대국민청원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국내 최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 하나투어가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위기를 키운 경영진의 책임을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불만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구조조정 위기에 몰린 하나투어 직원이 회사 대표를 성토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20일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 같은 국민세금(고용유지지원금) 받고 직원들 자를려고 하는 하나투어 송미선, 김진국 사장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하나투어, #해고는 죽음이다 등의 태그가 달린 청원이 게재됐다. 이날 오후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사전 동의자가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현재 해당 청원은 1500명 가량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에서 청원자는 "피같은 국민세금 받고 직원들 자르려는 송미선, 김진국 사장을 고발합니다"라며 "(하나투어는) 정부로부터 제일 큰 규모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고용유지를 해왔습니다. 물론 국민들의 피 같은 세금이고요"라고 말했다. 고용유지지원을 받아 왔으면서도 고용을 지키지 않는 데 따른 비판으로 풀이된다.

청원인은 "현재 하나투어의 위기는 코로나 이전부터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이 원인이었습니다" △무리한 면세점 경영으로 인한 만성 적자 누적 △무리한 신사업 확장 등을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회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잘못한 경영진은 멀쩡히 있고 열심히 일해준 직원들의 고혈을 짜는 일은 해선 안될 일이라고 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정식으로 공지도 하지 않은 채 007작전처럼 직원에게 일일이 전화해가며 해고를 종용하고 있으며 조만간 정리해고까지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라면서 "하나투어는 제일 많은 지원금을 정부로부터 수령해왔는데 이건 명백히 국민세금 먹튀 행위"라고 했다.

청원인은 "직원들 내쳐서 자살로 내모는 하나투어 송미선, 김진국 사장 이하 경영진을 국가에서 나서서 책임을 물어주시고 정리해고를 못하도록 막아주십시오"라며 글을 맺었다.

앞서 하나투어는 코로나19(COVID-19) 위기 지속에 따라 '조직 효율화'를 추진키로 하고 이에 대한 방안으로 각 본부·부서마다 인력 감축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각 조직 별로 직원들을 추려 구체적인 위로금 등을 공지하며 희망퇴직을 제안하는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위로금 등 실탄 확보를 위해 서울 공평동 사옥과 회현동 호텔 건물 등의 매각 작업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경영진이 초래한 위기를 직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하나투어는 회사 차원의 공식 구조조정이 아닌 부서 차원의 희망퇴직 수요 조사라고 말을 아꼈지만, 직원들은 정리해고 수순을 밟고 있단 반응이다. 특히 현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유감과 구체적인 희망퇴직 조건 등을 알려야 하는데, 별 다른 공지 없이 졸속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단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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