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기부 직원들과 눈물의 작별 "치열하고 뜨겁고 진했다"

머니투데이 대전=최우영 기자 2021.01.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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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정부대전청사를 돌며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우영 기자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정부대전청사를 돌며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우영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년 9개월간 함께 일한 중기부 직원들과 눈물의 작별을 했다.

박 장관은 20일 '직원과의 대화'로 이임식을 대신했다. 이날 오후 1시20분부터 대전청사 각 층을 돌며 중기부 직원 모두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후 2시부터 대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직원들과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지방청 직원들도 영상으로 참여했다.



중기부 직원들은 "박 장관의 이미지가 중소벤처기업부의 어머니였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 장관은 기억에 남는 행사를 묻는 직원에게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최근 방송프로그램 '아내의 맛'에 나온 박 장관의 애청곡을 떠올리며 "노래를 한 소절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장관은 마이클 잭슨과 프레디 머큐리의 듀엣곡인 'There must be more to life than this'를 한 소절 부르기도 했다.



박 장관은 마지막 인사말을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정녕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떠나야만 하게 됐다"며 "지난 1년 9개월 동안 치열하고 뜨겁고 진하게 살았다"고 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대한민국 모든 경제 지표가 다 마이너스인데 유일하게 플러스가 된 게 벤처투자액으로, 2019년 4조2000억원보다 늘어난 4조3000억원이 됐다"며 "남들 다 힘들 때 플러스 경제지표를 내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여러분의 수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진단키트, K방역, K뷰티의 힘으로 온라인 수출을 무려 2배 이상 끌어올려 대한민국 비대면 경제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소기업이 수출의 버팀목이 되는 새로운 기록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곳에서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중소벤처기업인들과 우리가 함께 지난해 12만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어 중소벤처기업 일자리 80만 시대를 열었다"며 "재계 2위 규모의 일자리로 대한민국 경제 허리를 튼튼하게 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자발적 상생기업, 대스타해결사 플랫폼, 보수장 강소기업100, 중소기업 마중물 선언, 스마트 무인슈퍼마켓 등의 정책을 돌아보며 연신 울먹거렸다.

박 장관은 "사상 최초로 소상공인에게 직접 현금지원을 한 새희망자금과 버팀목자금의 신속한 지급을 위해 밤을 샜던 직원 여러분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강성천 차관을 비롯한 직원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후임 중기부 장관 인사에 권칠승 의원이 지명된 것을 의식한 듯 "중기부 직원들은 그 어느 부처보다도 착하고 성실하며 정직하기에 앞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선도할 것"이라며 "조금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중기부 직원들 중에서 장관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1년 9개월 동안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한 자신의 수행비서에게 장관 배지를 달아줬다. 이어 "여러분이 그동안 중기부 장관이었고, 앞으로 중기부를 잘 이끌어달라"고 당부하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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