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반토막…BBIG 이끈 '바이오주 시대'는 갔나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1.2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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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IG 진단 ⓵ : 바이오주]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2공장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공개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셀트리온 2공장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공개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기대가 과했을까. 지난해 불꽃처럼 증시를 달궜던 바이오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 등의 소식이 전해져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20일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0.48% 내린 31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6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12월7일에 기록한 최고가 40만3500원 대비 23%가 싼 가격이다.



셀트리온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6월 고점 대비 60%, 에이치엘비는 32% 낮다. 코로나19 검사키트로 주목을 받았던 씨젠은 지난해 8월 고점 대비 46%가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만 지난 11월 88만원을 넘기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지난해 6월 장중 86만원을 돌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강세라고 보기 어렵다.



증시전문가들은 치료제 개발에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기업 가치는 증시에 즉각적으로 반영된 탓이라고 지적한다.

셀트리온은 지난 14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 임상 2상 결과를 성공적으로 발표했지만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뉴스에 팔아라'라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렉키로나주로 셀트리온의 신약개발 역량을 보여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적 개선효과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렉키로나주는 2월 초 국내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 승인을 기대할 수는 있으나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환자 수도 적고 시장규모도 작다"고 설명했다.

선 연구원은 "향후 미국이나 유럽시장에 진출하겠지만, 임상결과 효과가 좋았던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도 현지 미국 병원에서 처방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항체치료제가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는 지난주 진행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M&A(인수·합병)이 부담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술 이전 등에 따라 개별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JP모건 헬스케어 컨처런스에서 대형 제약사들의 관심은 여전히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에서도 암학회가 몰린 2분기까지 항암제 개발업체의 주가 강세가 예상된다"며 "국내 바이오 업체는 대형 제약사의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투여 약물 개발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면역항암제 관련주로 유한양행, 메드팩토, 제넥신, 엔케이맥스, 지놈앤컴퍼니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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