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금호家 '마지막 유산' 금호리조트 품는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1.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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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 (130,200원 ▲4,800 +3.83%)화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회사 금호리조트를 인수하게 될 전망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금호가(家)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매각주간사인 NH투자증권·딜로이트안진은 전날 금호리조트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엔 금호석유화학, 라인건설, 화인자산운용, 브이아이금융투자, 칸서스자산운용 등 5곳이 참여했다.



이 중 금호석유화학은 3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하며 2000억원 안팎을 써낸 차순위자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금호리조트 지분 100%다. 금호리조트는 금호티앤아이와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등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이달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2월 중 거래를 종결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지난해 9월부터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호리조트 매각을 추진했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CC 골프장과 경남 통영마리나리조트 등 콘도 4곳, 중국 웨이하이골프·리조트, 충남 아산스파비스 등 워터파크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선 치솟고 있는 골프장 몸값을 반영해 예상 매각가로 5000억원가량을 예상했다. 그러나 본실사에서 아시아나CC 회원권 부채 등이 드러나고 골프장과 함께 매각하는 리조트 사업이 코로나19로 경영 부진이 심해지면서 실제 입찰에 써낸 가격은 낮아졌다. 금호리조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20%에 달한다.

금호석유화학이 다른 곳보다 입찰가를 높게 써낸 것은 박찬구 회장의 인수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과거 김포공항 근처의 퍼블릭 골프장 사업권과 파주CC 매각 입찰에도 참여했으나 보수적인 입찰가격을 제시해 인수에 실패했다.


이번에 인수에 성공하면 금호석유화학그룹은 레저부문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게 된다. 반면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매각에 대해 "채권단이 매각을 주도하고 있어 매각에 관여하거나 입장을 표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유력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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