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소문에 기아차 주가도 급등…"무산되면 어쩌려고"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1.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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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MG 조립라인 직원들이 완성된 뉴쏘렌토의 품질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기아차 조지아공장KMMG 조립라인 직원들이 완성된 뉴쏘렌토의 품질을 체크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기아차 조지아공장


"이러다가 (협력이) 안되면 후폭풍이 클까봐 더 걱정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애플카(애플 자율주행 전기자동차)와의 협력설로 주가가 크게 반등하는 등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가 애플의 생산파트너가 된다면 호재인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까지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공식 입장이다. 그런데도 확인되지 않은 추측들이 난무하며 주가도 큰 변동성을 보여 전문가들은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현재 현대차그룹은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는 첫 공시에서 전혀 진전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전날 애플카 위탁생산 주체가 기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기아(구 기아차 (110,400원 ▼1,800 -1.60%)) 주가는 8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뒀다. 시간외 거래에서 상한가까지 오르는 기현상도 보였다.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는 특수한 상황에서 애플 협력설 호재가 계속 주가에 기름을 붓고 있다.

기아차가 생산을 맡게 될 가능성은 지난 8일 협력설이 나왔던 시점부터 제기됐었다.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한다는 설이다.



조지아공장이 애플과 협력에 우호적 조건인 건 맞다. 기아는 조지아에 연산 40만대 안팎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전기차 공장 신설이 가능한 부지를 갖고 있다. 북미는 물론 중남미까지 공략에 용이한 입지조건도 유리한 요소다.

애플은 전기차 진출을 선언하면서 미국 내 생산 가능성도 내비쳤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애플카 생산기지 해외건설을 두고보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첨단기술과 일자리가 결합된 최고의 치적이 될 전망이어서다.

특히 조지아엔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공격적으로 증설하고 있다. 2023년 2공장이 가동되고 3~4공장을 추가로 지을 가능성도 열려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현대차·기아와 협력관계도 맺고 있다.


전반적으로 조건이 유리한 건 맞지만 현대차그룹 내부적으로는 협력이 확정되기도 전에 주가가 급등락 하는데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완성차업계는 특히 현대차그룹과 애플 간 협력이 확정된다 해도 그 수혜가 어느 정도인지 초기 단계에선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협력조건이나 생산계획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고, 이에 따라 수혜폭이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성사가 된다면야 기아에 긍정적 변수가 되겠지만 애플이 복수의 파트너를 검토하고 있는데다 폭스콘을 통한 직접생산도 타진하고 있어 확정까지는 아직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증시가 과열돼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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