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3차 유행이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언제든 추가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병상·의료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백신 접종 계획 수립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가항목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5가지 분야로 정했다.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출입국 관리 △백신 전략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병상·의료 대응 등이다. 항목별로 전문가들의 평가를 집계한 뒤 평균한 값을 해당 분야의 평가결과로 삼았다.
반면 병상 운영이나 의료 대응은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줬다. D를 가까스로 면한 C학점이다. 3명의 전문가가 F를 줬고, 5명이 C·D로 평가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중환자 증가는 예측이 가능했지만 정부는 병상 동원체계를 아예 만들지 않았다"며 "민간 병원에 병상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시스템이 아니다. 사람이 죽어서야 병상 확보 계획을 만드는 것은 낙제점"이라고 꼬집었다.
나머지 3개 분야는 모두 평균 'B학점'을 받았지만 평가는 분분했다. 특히 출입국 관리에 대한 전문가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4명이 A학점을 줬으나 F로 평가한 전문가도 있었다. 대부분 초기 중국 입국을 제한하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국가봉쇄 전략은 한계가 있고, 현재 해외유입 환자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데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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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백신 도입에 신중했던 정부의 판단을 수긍하면서도 환자가 관리 수준에 있고,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기 백신 확보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부분도 의견이 갈렸다. 그만큼 공과가 뒤섞여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정부가 스스로 정한 거리두기 원칙을 지키지 않고 단계 상향을 회피한 것이 대한 지적이 많았다. 전문가 중에는 현 5단계로 구분된 거리두기 단계로는 일상감염을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예방의학과 전문의)은 "국가의 통제로 관리된다기 보다 국민 스스로 주의를 높인 것이 확산을 막아왔다"며 "업종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준을 단순화하고 마스크쓰기, 손씻기, 2미터 거리두기에 방역홍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문에 응한 분들(가나다순)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김진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나백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예방의학과 전문의)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상 1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