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10선 후퇴…"승차감 불편해도 하차할 때 아냐"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1.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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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코스피 3010선 후퇴…"승차감 불편해도 하차할 때 아냐"


코스피 3000선이 위태롭다. 지난 15일에 이어 이틀 동안 총 136포인트가 빠졌다. 연속 2%대 하락이다. '개인 VS 외국인·기관'의 대결 양상은 18일에도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구속 소식에 삼성전자가 3% 이상 하락하는 등 증시도 빠르게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주춤하지만 장기적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3000선 위협…삼성그룹株 전반 약세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1.97포인트(2.33%) 내린 3013.93으로 마감했다. 장중 최저 3003.89까지 떨어지면서 3000선을 위협했다.



이날 역시 개인 매수세가 강했다. 개인이 5136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208억원, 272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가 횡보 구간에 접어든 지난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공방전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의 힘이 다소 빠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 74조원을 돌파했던 투자자예탁금은 68조원대로 떨어졌다.

연기금은 이날 4267억원을 포함해 지난달 24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최근 국내 증시 급등에 따라 연기금은 미리 정한 기금운용계획에 맞춰 계속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의 징역 2년6월 실형 선고와 법정구속 소식과 함께 삼성그룹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가 3.41% 하락하면서 8만5000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158,500원 ▼1,600 -1.00%)(-6.84%)의 낙폭이 가장 컸다. 삼성에스디에스 (163,500원 ▼100 -0.06%)(-3.19%). 삼성전기 (148,700원 ▼1,200 -0.80%)(-1.99%)도 하락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 (439,000원 ▼1,000 -0.23%)(-1.53%), 삼성SDI (471,000원 ▼6,500 -1.36%)(-4.21%), SK이노베이션 (116,000원 ▼2,400 -2.03%)(-3.81%) 등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였다. 셀트리온 (191,200원 ▲7,400 +4.03%)은 장 막판 급락하면서 4.56%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은 19.77p(2.05%) 내린 944.6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2거래일간 35포인트 떨어지는 등 하락세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10억원, 125억원 순매수, 기관이 7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전체적으로 약세였다. 셀트리온제약 (105,100원 ▲1,400 +1.35%)(-4.22%), 씨젠 (24,050원 ▼550 -2.24%)(-4.67%), 알테오젠 (197,400원 ▼10,100 -4.87%)(-4.64%) 등이 4% 이상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5원 오르면서 1110원대를 회복했다.

"승차감 불편하지만 하차할 때 아냐"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3,007.61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3,007.61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적으로 불안한 흐름을 보이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이후 단기적인 달러 강세, 금리 상승 경계감, 미국 부양책 등 호재 소멸 등으로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힘이 빠진 상황"이라며 "국내는 이달 초 10%에 가까운 폭등세의 후유증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기존 악재에 조금 더 민감해졌을 뿐 펀더멘털이나 상승 추세가 훼손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운전으로 비유하자면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가는 것처럼 승차감이 불편하지만 아직 하차할 때는 아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기댈 곳은 결국 실적이다.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증시가 잠시 주춤하지만 결국 실물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간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을 압도하는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된다면 코스피는 상승 추세를 재개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 성장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은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떨어지고, 글로벌 자산시장의 리스크 온(위험 선호)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지수와 대형주보다는 1분기 실적 시즌에 맞춰 PER이 낮은 개별 종목군 위주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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