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자산 시장 버블 후기…그래도 고수익 낼 수 있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1.18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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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 서면 인터뷰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



“지금은 모든 자산 시장 버블의 후기일 수도 있다. 버블의 후기 단계라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위험을 잘 관리한다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은 17일 머니투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TCK는 영국과 한국에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 배분을 자문해주고 있다.



자문 최소 금액은 500만달러다. 2013년에는 삼성생명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초부유층 자산관리사 업무제휴에 관한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부터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데 대해선 “경기에 민감한 한국 증시가 경기확장 국면에서 글로벌 주식보다 더 높은 성과를 냈다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및 아시아 시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투자심리가 악화된다면 훨씬 더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포 회장은 “코스피시장에서 신경제 비중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특정 한 국가에 편중해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글로벌 분산 투자를 권했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달러 기준으로 글로벌 주식은 140% 이상의 성과를 낸 반면 코스피는 70%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투자자들도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몇몇 종목에 투자가 집중돼 있어 위험성이 높다”며 “주식뿐 아니라 채권까지 더해 글로벌하게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포 회장은 “여전히 위험자산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주식은 올해도 투자 유망 자산이라고 꼽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내년 말이면 전세계 인구의 85%가 백신 접종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토포 회장은 “백신 접종이 성공한다면 억눌렸던 수요와 생산과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백신의 효과가 가시화된다면 그동안 성과가 부진했던 은행, 상업용 리츠, 석유 및 가스, 여행 및 레저, 영국이나 중남미 주식 등의 주가가 회복되면서 주가차별화가 해소될 것으로 봤다.

토포 회장은 “주식시장이 긍정적이라면 다른 경기 민감 자산들도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 원화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중국이 유망하지만 미국 시장의 영향력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내수시장이 크고 외국인 투자 비중이 5% 미만으로 낮아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은 하이테크 기업 비중이 높고 주주이익 제고를 위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묻지마식’의 투자나 과도한 밸류에이션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테슬라를 언급했다. 테슬라 시가총액이 세계 7대 자동차 기업의 시가총액의 합보다 높다는 데 대한 우려다.

토포 회장은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라는 격언을 되새겨 볼 때”라고 했다.

토포 회장은 “고액자산가들은 여유 현금을 어딘가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유자산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포 회장은 앞으로 10년간 막대한 투자자금이 몰리게 될 △디지털 혁명 △그린 에너지 전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상장 주식에서도 얼마든지 관련 투자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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