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음성서만 4번 발생…'철새 이동경로에 사육농가 많아'

뉴스1 제공 2021.01.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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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과 달리 철새에 의한 수직 전파…'예방 대책 없어'
가금류 사육농가 "소독 효과 의문인데 책임만 전가" 불만

7일 AI가 발생한 충북 금왕읍의 한 메추리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한 메추리가 든 통을 매립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음성군 제공)2020.12.8/© 뉴스17일 AI가 발생한 충북 금왕읍의 한 메추리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살처분한 메추리가 든 통을 매립장소로 이동하고 있다.(음성군 제공)2020.12.8/© 뉴스1


(음성=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음성지역에서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두 달 사이에 4번이나 발생했다.

철새 이동경로와 겹치고 가금류 사육농가가 많은데도 특별한 대책이 없어 농가의 한숨만 커지고 있다.

16일 음성군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소면 삼호리 산란계농장서 고병원성 AI 판정이 나오며 발생 농장과 3㎞ 내 가금류 12만3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음성에서는 지난해 12월7일 금왕읍 메추리농장서 첫 AI가 발생한 뒤 같은달 22일 감곡면 종오리농장에서도 AI가 발생했다. 이달 5일에는 삼성면 종오리농장까지 2주 정도 간격으로 AI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음성지역서 살처분한 가금류는 모두 175만여 마리에 이른다.



음성에선 평소 151개 농가서 800만마리 정도의 가금류를 키우는데 동절기 휴지기제 참여, 소규모 농가 자발적 살처분, AI 발생 농장 살처분을 통해 현재는 농가 35곳서 300만마리의 가금류를 키우고 있다.

음성에서 유독 AI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일단 가금류농장이 도내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음성 다음으로 가금류를 많이 사육하는 자치단체는 진천인데 약 400만마리로 음성의 절반 정도이다.

음성지역 가금류농장 인근에 철새가 머물 수 있는 소하천이 많다는 점도 AI 발생 이유로 꼽힌다. 실제 음성서 AI가 발생한 농장 4곳 인근에는 소하천이 있고 철새가 드나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철새 북상이 완료되는 3월말까지 산발적으로 AI 감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AI는 2016년 겨울에 유행했던 AI와는 다소 다른 점이 있다. 그때는 도내서 12월에만 85건이 발생했는데, 지금은 12월~1월 사이 4건에 머물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리 휴지기제 실시와 발생 농가 3㎞ 내 가금류 살처분 등 개선된 방역지침이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이전에는 농가와 농가로 수평전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철새에 의한 산발적 감염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그물망 등으로 철새 차단을 막더라도 감염된 배변이나 배변과 접촉한 곤충이나 들짐승에 의해 감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피해 농가는 입을 모았다.

가금류 사육 농가주 A씨는 "현재로서 AI를 막을 대책은 사실 없다"면서 "매일 소독하라고 하는데 실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AI 감염은 철새에 의한 수직전파인데 매일 소독하기 등 농가가 감당하기 벅찬 방역대책만 전가하는 거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가들은 피해 보상금도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반발하고 있어 AI 발생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본격적인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 동구 금호강 야생조류에서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17일 오전 방역당국이 다목적방역차량을 동원해 철새도래지 주변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대구 동구 금호강 야생조류에서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가운데 17일 오전 방역당국이 다목적방역차량을 동원해 철새도래지 주변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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