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왜 회사 이름에서 車를 뗐을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21.01.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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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솔루션 기업 변모 '첫 발'

'기아'는 왜 회사 이름에서 車를 뗐을까


기아자동차가 새로운 사명 '기아'로 공식 행보를 시작한다. '자동차'가 빠진 사명처럼 기존 제조업을 넘어 혁신적인 미래모빌리티·서비스업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게 목표다.



15일 기아는 글로벌 브랜드 웹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뉴 기아 브랜드 쇼케이스'를 열고 새 브랜드 지향점 및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쇼케이스에서 기아는 우선 새 브랜드 슬로건으로 채택된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Movement that inspires)’의 의미를 소개했다. 인류 진화의 기원인 '이동과 움직임(Movement)'에 중점을 둔 새 슬로건은 사람들이 기존의 위치에서 이동하고 움직임으로써 새로운 영감(Inspiration)을 얻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이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브랜드의 정수로 삼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삶에 영감과 여유를 선사하겠다는 설명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자유로운 이동과 움직임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자 고유한 권리"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기아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왜 회사 이름에서 車를 뗐을까
아르투르 마틴스 고객경험본부장(전무)도 "이동성을 통해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것은 기아 브랜드의 본질이자 사업 방향의 이정표"라며 "앞으로 그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명 변경과 함께 지난해 초 발표한 중장기 사업전략인 '플랜S'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플랜S'는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BV)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담았다.

기아는 우선 청정 에너지와 재활용 소재 활용 확대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산 체제를 갖추는 한편,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7개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라인업은 승용부터 SUV, MPV 등 다양하게 구성되며 모든 차급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돼 장거리 주행과 고속 충전 기술이 가능하다.


기업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목적기반차량(PBV)도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목적기반차량은 전자상거래 및 자동차 공유서비스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5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카누(Canoo), 어라이벌(Arrival) 등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통합 모듈형 플랫폼 위에 다양한 본체를 적용해 사용자의 필요 목적에 맞게 기능을 조절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중심으로한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다각화도 꾀한다. 이를 위해 기아는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들과의 협업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2018년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업체 '그랩', 2019년 인도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 '올라'에 투자를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아는 이와 함께 스페인 에너지기업 '랩솔'과 협업을 통해 마드리드에 차량공유 서비스 '위블'을 제공 중이다. 2018년 9월 설립된 위블은 서비스 지역 내에서 자유롭게 차량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자유 플로팅 방식을 적용해 500여 대의 니로 플로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위블은 현재까지 13만명의 회원을 보유해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차량공유 서비스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9월에는 이탈리아와 러시아 전역에 '기아모빌리티'를 언칭해 모빌리티 솔루션 공급 업체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기아모빌리티는 딜러가 보유한 차량을 1일에서 1년 사이 기간 동안 고객들에게 대여해주는 렌탈 서비스다. 기아는 향후 해당 서비스를 다른 국가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더불어 올해 1분기 중으로 첫 전용 전기차인 CV를 공개할 계획도 세웠다. E-GMP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용 전기차는 500km 이상의 주행 거리와 20분 미만의 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다. 기아의 새 로고 역시 이번 전용 전기차에 첫 적용된다.

기아는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6.6%를 확보하고 2026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달 말 새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비롯해 미래 제품들의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도 연다.

카림 하비브 디자인센터장(전무)는 "기아는 직관적인 전용 전기차명 체계에 맞춰 브랜드를 실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보다 독창적이며 진보적인 전기차를 디자인해 나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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