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 "과열 아닌 저평가 해소"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1.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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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최근 코스피 3000선 돌파는 과열이 아닌 저평가 해소로 봐야 한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그동안 국내 주식을 외면하던 국민들이 '스마트 개미'로 변신한 만큼 전망도 긍정적이다. 향후 주식시장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는 기업의 배당 강화, 개인투자자의 장기 투자 등이 제시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하기 힘든 주식투자 열풍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6거래일 동안 직접 투자자금이 11조원 넘게 유입됐다. 김학균 센터장은 "그동안 축적했던 금융자산이 저금리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자산 4325조원 중 1931조원(44.6%)이 현금과 예금에 묶여 있고 주식과 펀드는 852조원(19.6%)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향후 주식시장의 선순환을 위한 과제로 개인투자자의 성공 경험을 꼽았다. 그동안 여러 차례 주식형 펀드 열풍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려왔다.

김 센터장은 "2000년 이후 주가지수가 2년 연속 하락한 적이 없을 정도로 시간을 두고 투자한다면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다"며 "시장은 늘 사이클이 있는 만큼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는 기업의 낮은 배당률을 꼽았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1.0%로 영국(3.1%), 대만(2.7%), 독일(2.6%) 등 주요국에 비해 낮다.


김 센터장은 "배당은 예상하지 못한 조정이 오더라도 주식을 보유하고 버틸 수 있는 힘"이라며 "한국 기업이 배당 성향을 3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한국 경제의 주체인 기업이 규모나 이익 측면에서 이제야 제대로 평가를 받는다는 측면에서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지수가 단순히 1년 만에 2배 상승했다는 것만으로 '버블'로 보면 곤란하다"며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국내 실물자산 가격이 낮지 않은데 유독 주식만 저평가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개인과 기관, 외국인 간의 정보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개인이 확실한 시장 주체로 부각됐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유튜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으며 스마트 개미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액티브 ETF 시장 활성화 문제와 관련 "지수 상관계수가 70%로 정해져 있어 기존 패시브 상품과 차별화가 어렵고 구성종목을 매일 공개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라며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김신 SK증권 사장,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박태진 한국JP모건 대표,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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