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기소돼 약 3년9개월간 재판을 받았다. 2021.1.14/뉴스1
사면론 꺼낸 이낙연 "당의 입장 존중"
이 대표는 "저는 적절한 시기에 (대통령께)사면을 건의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에 대해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고,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사면을 두고 당내 이견이 발생하자 사면 논의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하지만 개별 의원들은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반대하는 입장이 우세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진솔한 사과에 기초한 국민적 동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사면이 추진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공식 입장은 신중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으로서 민주주의와 법질서를 바로 세우며 국민 통합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 외에 사면 등 구체적인 현안은 거론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등 일련의 일들이 국민의힘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은 국민이 받은 상처와 대한민국의 치욕적인 역사에 공동책임이 있음에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사법적 결정을 넘어서 더 큰 대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할 수 있다"며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은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당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의당은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사면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정의당은 박 전 대통령을 '박근혜씨'로 지칭하며 "사면은 양극단의 국민 분열만 부추길 뿐"이라고 밝혔다.
사면권자인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어떠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만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언급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원론적인 답변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는 이날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새누리당 공천개입 사건으로 확정된 2년형까지 포함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이 복역해야 할 형량은 총 22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