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금리 출렁여도 "코스피 후퇴 없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1.1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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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제공=신화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제공=신화


미국 금리 상승이 올해 증시 최대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아직까지 실물 수요와 고용시장 개선세가 크지 않아 테이퍼링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05% 오른 3149.9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8일 3100선으로 올라온 이후 횡보하고 있다. 연초부터 가파르게 증시가 올라 숨고르기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테이퍼링 우려에 미 국채금리 '껑충'
최근 급등한 미국 국채 금리도 걸림돌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장중 1.18%를 넘어서며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테이퍼링 우려에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14일), 물가 상승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금리를 밀어 올렸다.



지난 6일에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소수지만 일부 연준 인사들이 이르면 올해 말 테이퍼링이 단행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연준이 재빨리 진화에 나서면서 미국 국채 금리는 횡보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려가 완전히 가시진 않았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올해까지 현재 수준의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며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추가 완화 필요성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연준의 베이지북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COVID-19)를 경계하는 시각이 드러났다. 베이지북은 경기평가 보고서다.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코로나19 백신으로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강화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미미하거나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 테이퍼링 가능성 의견이 분분해지면서 올해 물가 지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가 상승률 2%는 연준의 금리 상향 지표다.

지난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간 1.4%에 그쳤지만, 미국 기대물가상승률인 10년물 손익 분기 물가 상승률(BEI)은 올 들어 2%를 웃돌고 있다. 26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수요 회복, 상품 가격 상승으로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물 수요·고용 개선세는 크지 않아
다만 실물 경제는 테이퍼링에 들어가기에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은 일시적인 물가 급등이나 실업률의 자연실업률 하회가 나타나도 실물 경제 내 수요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지를 점검하고 정책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각국의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 가격은 상승했지만,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며 "아직 실물 수요 유인이 크지 않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서 팀장은 미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처럼, 유효 수요를 자극하는 재정 정책이 나오고 민간 신용이 창출돼야 물가 상승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노동 시장 회복세가 느려 테이퍼링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물가는 경기 개선 전망에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12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14만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는 5만명 증가였다.

김 연구원은 "14일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함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여기서 통화 완화 발언이 나온다면 긴축 우려는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EI가 추가적으로 뛰더라도 경기 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기술적으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2~1.5%를 추세적으로 상향 돌파하면 국내 증시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단순히 이 선을 넘으면 문제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국채 금리가 올라도 기대 인플레이션은 경기 회복을 뜻하기 때문에 BEI가 3%에 달해도, 오히려 경기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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