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 타고 도망친 양부…"정인이 액자엔 3000원 썼으면서" 분노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1.01.1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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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양부 안모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사진=뉴스1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양부 안모씨가 탄 차량이 나오자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13일 16개월 영아가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의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정인양 입양부 안모씨가 외제차를 타고 법원을 빠져 나간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지난 13일 오전 10시30분에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정인이 입양모 장모씨,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입양부 안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안씨는 이날 오전 재판 시작인 10시 30분 전 몰래 법원에 일찍 들어와 재판을 기다렸다. 방청은 예정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재판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법원 앞에 진을 쳤다. 오전부터 법원 앞에는 장씨와 안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시위대 수십명이 몰렸다.

법원 밖 상황이 심상치 않자 첫 재판이 오전 11시20분경 끝났지만 불구속 상태인 안씨는 쉽게 법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법원 경위와 질서 유지를 위해 온 경찰 십여명이 시위대 사이 길을 만들어 간신히 피고인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왜 피고인을 보호하고 시민들을 죄인 취급하느냐"라며 고성을 질렀다.



법원 정문 앞에서도 피고인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격한 반응을 보이며 안씨가 탄 검은색 차량을 손으로 가격하거나 발길질을 하며 막아섰다. 안씨는 시민들과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씨의 차량이 찍힌 사진이 공유됐고, 그가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무료 장지에 3000원짜리 액자 하나라며 무슨 외제차, 어이없는 사람들이다", "외제차 타고 다니면서 그 어린애한테는 왜 먹을 거 하나 제대로 안 사줬냐" 등이라며 분노했다.

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조화가 줄지어 있다.  /사진=뉴스1정인양을 입양한 후 수개월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를 추모하는 조화가 줄지어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이날 '정인이 사건' 양부모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은 "양모 장모씨에 대해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하는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살인죄 추가 적용과 관련해 "추가로 확보된 전문가 의견과 피고인에 대한 '통합심리분석결과보고서' 등을 종합해 검토했다"라고 말했다.


재판에서 양모 측 변호사는 "일부 갈비뼈 골절과 아동학대 방임 및 유기에 대해서는 공소사실 일부를 인정한다"라며 "항시 밀착해 생활해야 하지만 피해자를 혼자 있게 해 보호와 양육을 소홀히 했다는 아동학대 방임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망에는 고의성이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변호인은 "훈육의 방법으로 수차례 때린 것은 맞지만 피해자의 소장과 대장이 찢어지게 한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떨어뜨렸지만 췌장이 끊어질 정도의 힘을 가한 적은 없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양부는 무릎에 피해자를 앉게 하고 빠르고 강하게 박수를 치게하는 등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것과 피해자를 혼자 있게 해 방임한 사실은 인정한다"라면서도 "피해자를 웃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양모의 양육 방식을 믿었던 것이지 일부러 방임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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