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겨우' 카카오 '아직'…빅테크 마이데이터 '희비'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1.01.13 15:52
글자크기
/자료제공=금융위/자료제공=금융위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빅테크가 마이데이터 진출 과정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 리스크를 이겨냈지만 카카오페이는 대주주인 알리페이 리스크를 떨쳐내지 못해 마이데이터 진출이 당분간 어렵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비바리퍼블리카, SC제일은행, SK플래닛 등 7개사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차로 예비허가를 받은 21개사까지 합하면 총 28개사가 예비허가를 받았다. 1차 35개사, 2차 2개사 등 총 37개사가 마이데이터를 신청했다.

반면 1차 예비허가에서 빠진 카카오페이는 예비허가를 얻지 못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분 43.9%를 갖고 있는 대주주 알리페이의 건전성을 입증할 서류 제출이 지연되면서 예비허가도 늦어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주주에 대한 형사처벌과 제재여부에 대한 사실을 조회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 리스크를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그룹이 중국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공중분해 위기에 놓여있어서다. 특히 중국 금융당국이 지주사 설립을 요구하고 있어 자회사인 알리페이가 투자자 카카오페이까지 챙길 여력이 없는 모양새다.

예비허가를 받았던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 때문에 마이데이터 진출에 제동이 걸릴 뻔했으나 이를 해소했다. 금융당국은 미래에셋대우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이 때문에 1차로 예비허가를 받은 21개사 중 네이버파이낸셜만 본허가를 신청하지 못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네이버파이낸셜 보통주 일부를 전환우선주로 바꿔 의결권 있는 지분율을 17.66%에서 9.5%로 낮췄다. 마이데이터 허가심사 때 대주주 적격성은 지분 10% 이상 주주만 보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조만간 본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본허가를 신청한 기업들은 오는 27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본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으나 카카오페이는 당장 2월5일부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된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삼성카드, 경남은행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앱에서 금융거래는 물론 쇼핑거래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중요한데 예비인가를 받지 못한 곳은 그만큼 불리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