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네"···車금융 확대 나서는 중소카드사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01.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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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신용카드사들이 연초부터 자동차 금융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특히 후발주자격인 중소형카드사들의 잰걸음이 눈에 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매년 관련 수익(매출)이 줄고 있는 신용판매 분야와 달리 자동차금융의 경우 어느정도 영업수익(매출)이 보장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가 1월 들어 자동차 할부금융을 시작했다. 하나카드는 그동안 현대카드, BC카드와 함께 자동차 할부 금융을 하지 않았다.



현대카드는 CEO(최고경영자)가 동일한 계열사 현대캐피탈에 자동차 금융을 일임했고 BC카드는 일반 카드사와 달리 결제 프로세싱 대행이 주요 업무였다. 전업카드사 중 자동차 금융 포트폴리오가 없었던 곳은 사실상 하나카드가 유일했다. 지난해 자동차금융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새해 접어들면서 출사표를 냈다.

롯데카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베트남에서 현지법인을 통한 자동차 할부금융에 뛰어들었다. 현대차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와도 손잡고 베트남에서의 관련 서비스를 늘려갈 방침이다. 서비스 라인업에서 비어있던 리스사업도 시작한다. 내구재 리스를 시작으로 자동차까지 다룬다는 복안이다. 2019년 ‘카정석 오토’ 서비스를 출시해 일찌감치 자동차 금융에 도전한 우리카드도 올해 신차 금융위주에서 중고차 금융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



대형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 서비스 확대를 관망하던 중소형카드사들이 후발주자 대열에 합류하거나 서비스를 늘리는 건 대형카드사들의 관련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걸 목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3조4089억원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을 보유한 신한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누적 영업수익은 955억원을 나타냈다. 2019년 9월말과 비교해 약 10% 가량, 2018년 9월말보다는 약 30% 가량 증가했다. 3조3078억원의 관련 자산을 지난 KB국민카드도 지난해 9월말까지 697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이는 2019년 9월말보다 32%가량 급증한 수치다.

반대로 카드사 본업인 신판에서는 카드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매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수익(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945억원이 줄었다. 이를 근거로 추산해보면 작년 한해에만 2000억원 가까운 가맹점 수수료수익이 줄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COVID-19)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자동차 시장이 호황이었던 점도 카드사들이 관련 금융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다.

다만 자동차 금융 영역이 카드사들에게 장기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중 은행들이 대출 한도는 적지만 더 낮은 금리와 유리하게 적용되는 신용점수를 앞세워 자동차금융 영역을 침범하고 있어서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신차 뿐만 아니라 중고차 대출 상품까지 팔고 있다”며 “캐피탈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동차 금융 시장에 카드사가 진출했듯이 최근 은행들이 들어오고 있어 카드업계가 무조건 장밋빛 전망만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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