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 고공행진 지속…식료품주 반등은 언제쯤?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1.14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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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 고공행진 지속…식료품주 반등은 언제쯤?


국제 곡물 가격이 몇 달째 오르면서 이를 원료로 하는 식료품주가 고전하고 있다. 가격 상승 추세가 길어질 경우 고스란히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에는 역기저 효과도 우려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품 지수는 전날보다 1.77%(72.19p) 오른 4144.98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4524.34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여전히 이를 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가 당시에 비해 30% 가까이 오르면서 3100포인트를 돌파한 것과 대비된다.



국내 식료품주 주가 부진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곡물 가격 상승이 꼽힌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이후 중국 돼지 사육두수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사료용 곡물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중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여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기상 이변으로 생산량이 줄었고 러시아·베트남을 포함한 주요 곡물 생산국에서 수출금지 정책을 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곡물 가격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대두 24% △소맥 15% △원당14% △옥수수 9% 등이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곡물가격지수도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115.7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식료품 업계는 곡물 가격이 오르면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곡물 가격이 투입 단가에 반영되는 시기는 약 6개월 뒤다. 현재 원/달러 환율 하락이 곡물가격 강세를 그나마 상쇄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쯤에는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곡물 수요의 구조적 강세 요인이 지속되면서 올해 내내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곡물 가격 상승이 원/달러 환율 하락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국내 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풀무원이 최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에 내식수요 감소 우려 등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다소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공식품 업체는 원재료 상승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하기 전까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올해 음식료 업종의 핵심은 원재료 상승 압력을 얼마나 빠르게 가격 인상으로 넘기는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음식료 업종은 코스피 강세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지난해 가공식품 수요가 늘면서 주가 흐름이 양호했지만 하반기 이후 실적 모멘텀이 떨어지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음식료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10.6배로 코스피(13.7배) 대비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식문화가 전반적으로 바뀌면서 국내 식품업계의 장기적 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도 있다. 조 연구원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식 수요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HMR(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은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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