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31조 기재부 연기금투자풀 잡아라…14일 입찰 마감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1.14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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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입찰이 14일 마감한다. '큰 손' 연기금을 잡을 수 있는 기회다.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 운용사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OCIO 사업은 낮은 수수료 때문에 큰 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 OCIO 시장이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침체된 펀드 시장에서 OCIO가 운용사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운용사들은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입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입찰 마감시한은 14일 오전 10시까지다.

현재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이번 입찰은 오는 4월 29일 기간이 만료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후속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해서다. 후속 주간운용사는 2025년 12월 말까지 연기금투자풀을 운용하게 된다. 8월 말에는 삼성자산운용의 주간운용사 선정 기간도 만료된다.



기존 주간운용사를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마케팅3부문 총괄을 신설하는 등 OCIO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 규모가 크다보니 인력과 시스템 등 선정 기준이 까다롭다"며 "대형 운용사말고는 입찰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투자풀은 4대 연기금을 제외한 소규모 연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서 마련된 제도다. 소규모 연기금을 연기금풀로 모아 주간운용사가 운용하는 방식이다. 주간운용사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하위 운용사를 활용해 연기금을 운용한다.


KG제로인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의 연기금투자풀은 2020년 10월 말 기준 30조7656억원 규모다. 2019년 말(19조7551억원) 대비 11조원 넘게 급증했다. 2016년 해외주식을 시작으로 해외채권, 국내 대체, ELF(주가연계펀드) 등으로 투자처도 확대됐다.

OCIO의 평균 운용보수는 3~4bp(1bp=0.01%포인트)로 낮지만, 향후 성장이 기대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화여대가 사립대 최초로 삼성자산운용을 기금 위탁운용사으로 선정하는 등 OCIO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기금형 퇴직연금 추진도 호재다. 고용부는 DB(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수익률 강화를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126조원에 달하는 DB형 퇴직연금이 OCIO 운용사들의 잠재적인 고객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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