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의 '경고장'…"쌍용차 노조 파업하면 단돈 1원도 못 줘"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1.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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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에 대한 '조건부 자금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며 노사에 '경고장'을 날렸다. 매년 맺는 노사 단쳬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회사가 흑자전환 할 때까지 일체의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노조가 각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12일 열린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 두가지 조건이 없다면 산업은행(이하 산은)은 단돈 1원도 쌍용차에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2가지 전제조건이 성립된 이후에야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와 새 투자자가 제시할 '경영정상화 방안'의 사업성을 평가해 자금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금지원 여부는 기존 산은의 기업구조조정 3원칙인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등의 요건에 맞아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쌍용차 노사와 잠재적 투자자가 협의해서 사업과 기업 존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 만큼 협상 결과를 만들고, 사업성을 제시해 줄 것도 요구했다. 그는 "사업성 평가 결과가 부족하면 자금지원 요청을 거절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관건인 국내외 기업결합심사와 관련 "대한항공이 전세계 1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1월 중에 신청할 것"이라며 "많은 국가의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일부 노선에서 극소의 문제가 발생할 순 있지만, 일정 부분 조정을 거치면 기업결합심사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사외이사 추천과 윤리경영위원회 등 구성에 대해선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행사위원회 설립작업이 진행 중이고, 각 위원회의 상세 구성은 3월 주주총회 전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선 기업가치 향상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자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중 반영이 가능한 부분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금호고속 매각 지연 등과 관련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봐주기 논란이 있다'는 지적에는 "봐주기를 한 적이 없다"며 "(HDC현대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분율이 많이 낮아졌고 제일 피해를 본 것은 박 전 회장"이라고 반박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상이 HDC현산에서 대한항공으로 바뀌면서 구주 매각대금이 많이 낮아져 박 전 회장이 피해를 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은 유럽연합(EU)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승인문제는 "3월 말까지는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도크 폐쇄, 인력 감축 등 생산 능력을 줄이는 방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KDB생명 매각을 두고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부정적인 영업환경이 예상되기에 팔 수 있을 때 파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KDB생명 추정 가치는 생보업계와 M&A 시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했고, 적정한 값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산은의 설립목적에 '고용안정 촉진'을 추가하는 내용의 산은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그는 "단기적, 미시적 관점에서 국민 돈을 투입해 고용유지를 하며 기업 구조조정을 한다는 건 결국 국유화를 하란 말"이라며 "고용유지 문제는 관점을 넓혀 대한민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나가면서 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산은법에 들어가는 건 우려되는 바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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