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제약·바이오에 볕들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1.13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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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22.50포인트(-0.71%) 내린 3,125.9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91포인트(-0.30%) 내린 973.72, 원달러 환율은 2.60원 오른 1,099.90원으로 장마감했다. 2021.1.12/뉴스1(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22.50포인트(-0.71%) 내린 3,125.9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2.91포인트(-0.30%) 내린 973.72, 원달러 환율은 2.60원 오른 1,099.90원으로 장마감했다. 2021.1.12/뉴스1


중소형주의 반란이 시작될까.

대형주 쏠림 현상 속 소외됐던 바이오주가 꿈틀댄다. 마침 셀트리온의 코로나19(COVID-19) 치료제가 조건부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호재도 있다. 코스닥 시장 내 비중이 큰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상승은 시장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91포인트(0.30%) 떨어진 973.72에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다 오후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코스피 대비 선방했다.

코스닥 지수 선방은 바이오주 덕분이다. 바이오 관련 이벤트가 투자 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로나19 치료제 기업들을 불러 ‘코로나 클린국가로 가는 길’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온라인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무상 공급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감염병 치료는 국가가 책임지는 게 맞다는 차원에서 무상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치료제 개발현황 점검간담회에서 의약업체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2021.1.12/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치료제 개발현황 점검간담회에서 의약업체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2021.1.12/뉴스1

이 발언은 오는 13일 임상 2상 데이터 발표를 앞둔 셀트리온 치료제를 연상시켰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심사를 거쳐 조건부 허가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 (176,400원 ▲5,400 +3.16%)은 이날 약세장에서도 1만원(2.67%) 올라 38만4000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 (91,300원 ▲3,500 +3.99%)도 강보합 마감했다.

소외된 제약·바이오에 볕들까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도 11일~14일(미국 시간) 진행된다. 해당 컨퍼런스는 각국의 제약·바이오업체가 투자자들 앞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기술제휴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 행사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이 많아 통상 이 행사를 앞두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강세를 보여왔다.

이번엔 대형주 쏠림 탓에 과거보다 영향력이 적었지만 행사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계약 등이 이어진다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2020년 건강관리 섹터 지수(WICS 기준)의 1월 절대 수익률은 평균 5.2%를 기록해 시장 대비 아웃퍼폼(수익률 상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 업종 내 개인 비중이 어느 때보다 높고 지난해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바이오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올해 1월에도 바이오 기업들이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월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공동취재단지난해 1월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 공동취재단
제약·바이오 업종이 꿈틀대면 코스닥 시장에도 온기가 퍼지게 마련이다. 코스닥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진행된 코스피 랠리 기간 상대적으로 외면받았다.

대형주에 밀려 제약바이오 기업이 빛을 보지 못한 탓이다.전통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중소형주, 그중에서도 바이오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형주는 외국인과 기관 놀이터라는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급락장을 계기로 대형주에 대한 동학개미 입김이 세졌다. 개미마저 대형주로 몰려가면서 바이오 주가를 받쳐줄 동력이 약해졌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4조원 가량 매도공세를 퍼붓고 과열 인식이 고개를 들면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덜했던 코스닥과 바이오에 기회가 올지 주목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의 이익 모멘텀이 대형주보다 높은 편인데 경험적으로 이럴 때 중소형주 성과도 높았다”며 “올해 1분기 실적시즌에 (대형주들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거나 글로벌 위험선호가 완화될 경우 중소형주가 키맞추기 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섣부른 추종매수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효과는 12월이 부진했을 때 강한 경향이 있는데 지난해는 12월이 강했다”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일때 코스피보다 덜 빠질 순 있지만 코스닥 혼자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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