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국민연금, 대한항공 유증 반대…명분 퇴색"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1.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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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산은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2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변경안에 반대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산업은행의 (양대 국적항공사 통합) 추진 명분이 퇴색됐다고 했는데, 제 생각엔 국민연금의 의결권 반대 명분이 퇴색된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열린 신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항공사 통합으로)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가치가 많이 상승할 것임에도 왜 반대 의견을 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합리적인지에 대한 비판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주식 총수를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반대표를 던졌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 없이 인수를 결정하는 등 주주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한편 이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인수·합병(M&A) 작업에 대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며 "큰 위험요인이나 복병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세상 일은 모르고 천재지변이 있을 수 있어서 약간의 여지는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 항공사 통합시나리오는 2022년 여름쯤부터 항공업이 정상화된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잘 보급되고 코로나19가 조기에 종식되면 비용은 덜 들 것"이라며 "반면 2022년 여름 이후에도 정상화가 안되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항공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대한항공이 전세계 1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1월 중에 신청할 것"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더라도 세계 10위권 수준이고, 양사 운행량을 단순 합산에도 세계 7위권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많은 국가의 항공사가 취항하지 않는 일부 노선에서 극소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일정 부분 조정을 거치면 기업결합심사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사외이사 추천과 윤리경영위원회 등 구성과 관련해선 "현재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행사위원회 설립작업이 진행 중이고, 각 위원회의 상세 구성은 3월 주주총회 전에 확정할 것"이라며 "일부 위원회에 저희 직원이 한 두명 들어갈 수 있지만 대부분은 외부전문가로 구성해 누가보더라도 객관적으로 꾸렸다는 평가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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