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SK·애경 임직원들 모두 1심 무죄…'입증부족'(종합)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임찬영 기자, 오진영 기자 2021.01.12 16:59
글자크기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웍크 소속 회원들과 피해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로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의 1심 선고공판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1.1.12/뉴스1(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웍크 소속 회원들과 피해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로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와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의 1심 선고공판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1.1.12/뉴스1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SK케미컬과 애경산업, 이마트 등 관련 업체 임직원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일 오후 2시 열린 선고공판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홍모 이마트 상품본부장 등 13명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오후 3시에 이어진 최기승 전 SK케미칼 팀장(전 CDI 상무이사) 등 임직원 4명에 대한 별도 재판에서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홍 전 대표, 안 전 대표 등 1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재판부는 "10여개 회사에서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판매했는데 그 중 대표적으로 옥시, 홈플러스 등에서 판매한 PHMG 및 PGH 성분 가습기살균제에 관해서는 2016년 업무상과실치사와 치상으로 기소되어 최종적으로 징역 6년까지 형이 선고되는 등 유죄판결이 확정됐다"면서도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의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CMIT(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 등 성분이 폐질환 및 천식발생 혹은 악화를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미 유죄가 선고됐던 원료 성분이 달랐던 옥시 등의 가습기살균제와는 다르게 본 것이다.



이어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어마어마한 피해가 발생한 사회적 참사로 인식되고 있고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도 접수되어 있고,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깝고 착잡하기 그지없다"면서도 "그러나 재판부가 2년여동안 심리한 결과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는 지난번 유죄판결을 받았던 PHMG, PGH 성분 가습기살균제와는 성분이나 위해성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될 지 모르겠지만, 재판부 입장에서는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 원칙의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3시에 선고된 최 전 SK케미칼 팀장 등 4명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입증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SK케미칼이 원료로 공급한 PHMG를 옥시와 홈플러스가 ‘가습기살균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안전성 검증을 하거나 가습기살균제 사용 중단을 권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 팀장 등이 PHMG의 가습기살균제 활용을 인지했으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봤다. PHMG를 원료로 만든 옥시 제품 등은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폐질환에 대한 인과관계가 인정돼 관계자들에게 유죄가 선고된 바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SK케미칼이 옥시 등에 납품한 PHMG로 가습기살균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몰랐다는 최 전 팀장 등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SK케미칼이 TF를 만드는 등 10년간 조직적 은폐·조작 활동을 통해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는 피고인 중 일부가 검찰과의 3자 대면에서 압박을 받아 다른 피고인에 불리하도록 진술을 변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아울러 10년이상 지난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입증이 미진할 수 밖에 없음을 지적했다.

이날 무죄가 선고된 업체 임직원들과는 달리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은 바 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을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왼쪽)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상과실치사 등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1.1.12/뉴스1(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인체에 유독한 원료 물질을 사용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왼쪽)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업무상과실치사 등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21.1.12/뉴스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