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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에서 디지털로… 디지털자산 수탁경쟁 나선 은행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21.01.13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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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은행들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디지털자산의 거래가 활성화되고 시장 잠재력이 커지면서 수탁의 중요성 역시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코빗과 블로코, 페어스퀘어랩이 세운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기업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지분을 투자했다. 양사 합의에 따라 출자액과 지분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이사 추천을 통한 경영가 가능할 정도로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신한은행과 코빗이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 전력이 있는데 결국 KDAC 투자로 이어졌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공동으로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했다. KODA는 기업 대상 비트코인 커스터디 사업에 나선다.



디지털자산 커스터디는 말 그대로 가상화폐 같은 디지털자산을 보관하는 업무다. 은행 고유 업무 중 하나인 수탁의 연장선이다. 특이점이라면 수탁 대상이 실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각종 규제에 민감한 은행 특성상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를 누구보다 완벽하게 따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3월로 예정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의 시행도 은행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등은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발급받은 뒤 금융위원회에 신고해야 영업을 할 수 있다. 계좌 발급 과정에서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은행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은행이 시장의 한 시스템이 되는 동시에 합작법인을 통해 관련 사업에 우회 진출할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해외 은행들의 시장 진출은 활발하다. 지난해 말 이탈리아 은행 방카 제너럴리, 싱가포르의 DBS은행, 스페인 BBVA, 네덜란드의 ING 등이 일제히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들이 2019년 이후 은행의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규제를 푼 데 따른 결과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을 제외하면 다른 국내 은행들의 행보는 더디다. 농협은행이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술업체 헥슬란트와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축한 정도다. 가상화폐를 제외하면 디지털화 할 수 있는 자산 가짓수가 지극히 제한적인데다 규제 틀도 정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 섣불리 투자를 단행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시장이 만들어지고 경쟁이 본격화 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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