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26일 오후 '인보사 사태'를 일으킨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지 1년 9개월 만이다.이날 서울 강서구 마곡동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사진.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5000억 기술수출 '부메랑'코오롱그룹의 바이오 사업의 핵심이었던 인보사는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1999년 미국에 '티슈진'이라는 회사를 세우면서 개발이 본격화됐다. 각종 난관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원의 돈을 투입해 수술 없이 주사를 한 번 맞으면 1년 이상 무릎 통증이 완화되고 관절 퇴행이 억제되는 바이오 신약을 개발했다.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였다.
골관절염 유전자세포치료제 인보사. / 사진제공=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의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은 2019년 4월 세포 변경 사실을 3월말에야 파악했고 곧바로 신고했다며 고의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2004년 검사 결과에는 2액이 연골유래세포였는데 미국 FDA(식품의약국) 제출을 위해 실시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에서 신장세포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회사는 세포 이름을 잘못 붙인 것일 뿐, 전임상부터 상용화까지 동일한 세포를 사용한 만큼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종양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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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출 소송서 뒤집힌 은폐 의혹은폐는 없었다는 주장은 2019년 5월 코오롱생명과학과 미쓰비시다나베 간의 기술수출 계약금 반환 소송 과정에서 뒤집혔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이 2017년 3월 인보사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 계약서상에 드러나서다. 이는 인보사 국내 허가를 받기 약 4개월 전이었다.
식약처는 곧바로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형사고발 조치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2액 세포 성분 변경 사실 뿐 아니라 2액 세포에 삽입된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도 바꾼 것을 숨긴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3상을 진행하던 미국에서도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임상 중단이 결정됐다.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 조작 혐의를 받는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하지만 이번 ICC의 결정으로 소송전의 흐름도 달라질지 주목된다. 기술계약 파기 소송에서 미쓰비시다나베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쓰비시다나베에 기술수출 계약금 25억엔(약 264억원)을 비롯해 손해배상액, 이자액 등 430억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소송대리인, 기타 전문가들과 협의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