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습지 훼손’ 논란 배곧대교 놓고 인천시 엇박자

뉴스1 제공 2021.01.1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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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추진에 도로 부서 ‘찬성’… 환경 부서 ‘부적절’

배곧대교 조감도.© 뉴스1배곧대교 조감도.© 뉴스1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람사르습지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배곧대교 건설을 놓고 인천시 관련 부서들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교통여건을 우선시하는 도로 관련부서는 찬성이지만 람사르습지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 관련부서는 반대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 도로과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에 배곧대교 건설사업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환경기후정책과는 이 사업이 습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경기 시흥시가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배곧대교는 인천 송도~시흥시 배곧신도시를 잇는 왕복 4차선, 연장 1.89㎞다.

시흥시는 배곧개교가 개통되면 소래대교 및 제3경인고속화도로 정왕IC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다며 적극적이다. 시흥시가 추진하고 있지만 인천지역과 연결되기 때문에 인천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배곧대교가 현재의 건설계획으로 추진될 경우 인근의 송도갯벌습지를 훼손한다는 점이다. 이곳은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2014년엔 람사르습지로 지정됐다.


습지보전법은 습지보호지역의 개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다만 ‘국책사업’일 경우 이를 피해갈 수 있다.

도로과가 이 사업을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에 포함시키려는 이유도 ‘국책사업’으로 끌고 가기 위함이다. 습지보전법은 ‘해상항로 건설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습지보호지역을 해제 또는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로과 관계자는 “도로과는 배곧대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습지를 훼손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기후정책과는 조만간 시흥시에 배곧대교 건설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보낼 예정이다. 인천시 습지보전위원회와 한강유역환경청이 최근 ‘습지 훼손 우려’를 들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환경기후정책과 관계자는 “습지보전위원회, 한강유역환경청 의견을 종합해 이번주 중 시흥시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도 ‘배곧대교 건설계획을 즉각 폐기하라’며 시흥시를 압박하고 나섰다.

송도람사르습지 보전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습지보전위원회·한강유역환경청까지 배곧대교에 대해 부적절 의견을 냈다”며 “시흥시는 송도람사르습지를 훼손하는 배곧대교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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