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감시위 만난 이재용 "독립활동 계속 보장할 것"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1.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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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삼성의 준법감시를 위한 외부 독립위원회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 위원들과 만나 준법위의 독립적인 활동을 보장하고 면담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준법위는 지난해 1월 설립된 이래 삼성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를 조사·감시하는 독립 기구다.



지난해 말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최고 수준의 도덕성'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 다시 준법위 위원들을 만나 준법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준법위는 "이날 오전 9시30분 임시회의에 앞서 이 부회장과 1시간15분정도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준법위가 삼성의 준법문화 정착을 위한 이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고 이 부회장은 그 자리에서 준법위의 독립성과 지속성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준법위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철저히 책임지고 보장하겠다", "지켜봐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준법위와의 면담 정례화 의지도 밝혔다.



이번 면담은 지난해 10월8일 준법위 요청으로 이뤄진 면담 이후 3개월여만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말 파기환송심 당시 밝힌 준법의지를 재확인하고 직접 설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당시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모두가 철저하게 준법감시 틀 안에 있는 회사로 만들고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며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준법위의 이날 만남은 오는 18일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을 1주일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끈다. 재계에선 준법위 자체가 삼성이 양형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위원회가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 이 부회장이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 부회장은 결심공판에서 "최근 회의를 그 전과 비교하면 '준법감시인은 뭐라 하든가요', '이 문제는 준법위까지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처럼 이전에 하지 않았던 질문이 부쩍 늘었다"며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준법위를 방문해 거듭 지속적인 독립 활동에 대한 의지를 밝힌 만큼 준법위의 활동 범위와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준법위에서도 지난달 재판 이후 재판부가 지정한 전문심리위원의 평가와 지적을 반영해 준법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준법위는 이날 이 부회장과의 면담 이후 임시회의에서 새로운 유형의 준법의무 위반에 대해 사전 대응하기 위해 최고경영진의 준법위반 리스크를 유형화하고 평가지표와 점검항목 등을 설정하는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준법위가 지난 회의에서 권고한 온라인 주주총회 도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5개사가 올해부터 온라인 주총을 병행하기로 확정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2022년부터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준법위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관계사 대표이사들과 오는 26일 간담회를 열고 준법 문화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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