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상담받고, 건기식 구매…대형마트 '헬스케어' 꽂힌 이유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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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양덕점 온파머시 매장/사진제공=롯데마트롯데마트 양덕점 온파머시 매장/사진제공=롯데마트


대형마트가 '헬스케어'에 꽂혔다. 기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데서 더 나아가 맞춤형 토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빨라지는 고령화 추세 속 코로나19(COVID-19)까지 더해져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대비하는 차원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 경남 마산 양덕점에서 헬스케어 실험을 시작했다. 양덕점 1층 약 155㎡ 규모의 토탈 헬스케어숍 '온 파머시(OWN PHARMACY)'를 오픈한 것이다. 이곳에서 소비자는 병원처방약을 조제할 수도 있고 의약품 구매와 동시에 건강기능식품과 저주파 마사지기 등 건강보조용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양덕점은 영유아를 가진 30대 부부와 60대 이상 고령자 매출이 전체 지점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지역으로, 헬스케어 실험을 진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지역이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온파머시가 들어선 이후 건강기능식품 관련 매출이 그 이전 해와 비교했을 때 57%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도 헬스케어 관련 투자·매장 확대 등을 고민 중인데, 지난해 말 롯데쇼핑의 별도 헬스앤뷰티(H&B) 사업부였던 롭스가 롯데마트에 편입된만큼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롭스도 지난해부터 건강기능식 특화 매장을 강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유튜브/사진제공=신세계그룹 유튜브
이마트는 지난해 말 성수점에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 추천서비스 매장인 '아이엠'을 오픈했다. 매장에서 전문 영양사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에 따라 AI알고리즘이 고객에 맞는 영양제를 추천해 주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코로나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고객 지향적 서비스의 일환으로, 더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모노랩스에 직접 투자도 진행했다. 아울러 현재 운영중인 성수점을 포함해 올해 6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들이 이 같이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관련 시장의 미래 성장성 때문이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만 봐도 2014년 1조 631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약 4조 9805억원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건강기능식품코너에서 직원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2020.3.2/뉴스1(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건강기능식품코너에서 직원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2020.3.2/뉴스1
이미 미국에서는 대형마트의 헬스케어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월마트는 대형마트의 접근성을 강점으로 의료상담, 엑스레이 촬영, 건강검진 등 종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지난해말에는 미국 코로나19 백신 보급 계약까지 따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과 달리 각종 규제와 제약이 많아 보다 적극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건기식을 중심으로 한 사업 분야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트 입장에선 헬스케어 제품 이외 부가적인 매출을 올리는데도 도움이 된다. 마트에서 직접 의료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 몸에 좋은 채소, 음식, 운동기구 등을 추천해 함께 사갈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이마트 아이엠매장에서도 건기식 추천과 함께 생활 습관에 맞는 식재료 추천 리스트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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