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현대차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현대차 제공) 2020.8.31/뉴스1
한국 산업계에 이 혁신은 기회다. 현대차그룹으로 대변되는 완성차 생산능력에 세계 최고 수준의 2차 전지 경쟁력을 보유한 배터리 3사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빌리티 전장산업에 뛰어들며 이 혁신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K-모빌리티, 반도체와 '쌍발엔진' 만들까
정세균 국무총리,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 참석자들이 2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0 그린뉴딜 엑스포' 개막식에서 SK이노베이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현대차는 올해 울산에 전기차 전용라인을 가동한다. 노조와 합의하는 대로 해외 공장에서도 전기차 생산라인을 추가할 가능성이 높다. 싱가포르에는 글로벌 혁신센터를 착공해 친환경차 중심의 도심형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착수한다.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 발 옆으로 가보면 수소전기차 부문에선 현대·기아차가 단연 세계 1위다.
K-모빌리티엔 현대·기아차만 있는 게 아니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2차전지(배터리) 시장에는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배터리사업부)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생산력과 기술력 모두 세게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미래모빌리티 전장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기술력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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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K-모빌리티는 본격적인 미래모빌리티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완성차 생산노하우와 배터리, 부품 측면에서 엄청난 선행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외로운 반도체 산업의 곁을 채우며 한국의 성장동력으로 'K-모빌리티'가 급부상할 수 있다.
애플 '외주생산' 의미는…기술력·협력이 변수
사진=머니투데이DB
애플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ODM(제조자개발생산방식) 생산이 가능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성 있는 외부 생산 파트너를 찾기 위한 '애플 노마드'에 나선 셈이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애플이라도 완성차 제조기술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전기차를 만들긴 쉽지 않다"며 "애플이 초기 오류를 잡고 나면, 경쟁 사들은 이미 UAM(도심항공모빌리티)으로 하늘을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애플 입장에선 강점이 있는 기업과 빨리 협업을 해야 한다.
이 협업은 전기차 시장에선 이미 공식이 되고 있다. LG전자가 캐나다 마그나와 손잡고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LG마그나) 설립을 결정했고, 현대·기아차는 LG·SK와 배터리 협력을 하며 또 다른 글로벌 첨단 업체들과 속속 합작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협업은 미래모빌리티 진입장벽을 확 낮추고 있다. 애플에 앞서 이미 구글과 아마존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상당한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기술을 진화시킬 수록 무한경쟁은 더 격화될 수밖에 없다. 남다른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면 급속도로 시장에서 도태된다.
이미 전례가 있다. 테슬라는 파나소닉 배터리가 없었다면 탄생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파나소닉 배터리의 R&D(연구개발)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자 중국 상하이공장을 가동하며 LG로 말을 갈아타고 있다. 기술 없이는 협력은 의미 없다. 여기에 서로의 밀고 밀리는 수 싸움과 시장을 내다보는 형세 판단이 절실하다. 현대차와 애플카의 협업이 현실로 드러나며 K-모빌리티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