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호텔이 11개 스위트객실에서 운영 중인 '불멍 패키지'. 객실에 전기 난로를 설치해 호텔 셰프의 바비큐 요리를 즐기며 쉴 수 있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새해 벽두부터 불황으로 허덕이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지역감염이 대확산하며 영업에 제동이 걸려서다.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에서 새해로 이어지는 연말특수마저 방역당국의 5인 이상 집합금지와 객실 예약 50% 제한 조치로 날렸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일부 호텔들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호캉스족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올해 상반기도 주 고객층인 관광·비즈니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한 고객층인 내국인 호캉스족이라도 모셔야 살아남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면서다.
투숙하면 '세뱃돈'도 드려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신정(1월1일)부터 구정연휴인 2월14일까지 투숙객에게 4인용 와규 소고기세트를 제공하는 뉴 이어 해피 패밀리 타임(New Year Happy Family Time)를 내놨다. /사진=파르나스 호텔
대세 여행 트렌드가 된 캠핑 대표 콘텐츠인 불멍(장작불 바라보며 멍 때리기)을 하면서 호텔 셰프가 만든 요리를 룸서비스를 즐길 수 있자 예약이 급증세인 것이다. 호텔 관계자는 "안전한 객실에서 모닥불이 타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바비큐, 피자를 먹고 와인을 마시는 등 캠핑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투숙객에게 선물공세를 펼치며 가성비를 강조하는 전략을 선택한 호텔들도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투숙객에게 4인용 와규 소고기세트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선보였다. 호텔에서 판매하던 소고기 헴퍼 세트를 그대로 재구성해 패키지 혜택에 추가한 것이다. 호텔 셰프가 직접 손질한 와규 꽃등심과 채끝 등심을 1인분씩 나눠 담았는데, 시가로 25만원 상당이다. 호텔 디럭스룸 투숙 패키지가 35만원 안팎이란 점에서 사실상 썩 괜찮은 비즈니스급 호텔에 묵는 돈으로 5성급 럭셔리 호텔에 투숙할 수 있는 셈이다.
/사진=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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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도 비슷한 '페이백' 마케팅을 선보였다. '세뱃돈 받아가이소' 패키지를 통해 근처 신세계백화점은 물론 스타필드몰, 이마트, 스타벅스, 쓱닷컴 등에서 사용 가능한 신세계 상품권 1만원을 제공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1~3월이 비즈니스 세일즈가 비수기인 데다가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해 내국인 호캉스 수요가 더욱 절실한 시점"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조치로 얼마나 더 객실에서 안전하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