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달라진 장바구니…'삼천피' 시대 주도주 바뀌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1.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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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코스피 3000 돌파를 축하하는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2021.1.7/뉴스1(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코스피 3000 돌파를 축하하는 세리머니가 진행되고 있다. 2021.1.7/뉴스1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도 3000선을 넘어서며 온전한 3000시대 개막을 알렸다. 동학개미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은 기관이 1조원 넘게 사들이면서 지수가 큰 폭 상승했다. 파죽지세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마감했다. 역대 최고치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넘은지 13년 5개월만에 2000대 박스피를 탈출했다.



전날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포인트를 장중 돌파했지만, 종가로는 지난 5일(2990.57)을 넘지 못해 기록 경신은 못 이뤘다.

개인→기관 바통터치…1조 순매수
이날 시장 상승은 기관이 주도했다. 동학개미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은 기관은 이날 하루 1조286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도 1086억원 샀다. 원/달러 환율이 1.7원 올라 1087.3원을 기록했지만 전날 미국 증시 호황 등에 힘입어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1조7000억원 가량 순매수했던 개인은 이날은 1조1754억원 차익실현했다.

외국인들 달라진 장바구니…'삼천피' 시대 주도주 바뀌나

업종별로는 미국 '블루웨이브' 영향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를 넘어서면서 금융주와 보험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여 각각 4%, 5%대 상승했다. 그간 눌려있던 통신업도 오랜만에 5%대 올랐다. SK텔레콤 (51,000원 ▲100 +0.20%)이 7%대 강세를 기록한 덕분이다. 유통, 화학도 3%대 상승했다. 전기가스업만이 0.13% 소폭 약세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상승한 가운데 NAVER (183,200원 ▲3,100 +1.72%)만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LG화학 (383,500원 ▲11,500 +3.09%)현대모비스 (242,000원 ▲3,500 +1.47%)가 7~8%대 강세를 나타냈고 삼성전자 (78,500원 ▲3,000 +3.97%)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는 각각 강보합, 2%대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7.47포인트(0.76%) 오른 988.86에 마감했다. 코스피에 가려졌지만 코스닥 지수도 장중 993.91을 찍는 등 천스닥 고지를 향해 가고 있다. 개인이 2229억원, 외국인이 17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1996억원 순매도했다.

유례없는 유동성 장세…고객 예탁금 70조 육박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를 이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69조4409억원으로 또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60조를 돌파한데 이어 올해는 70조원 가까이 예탁금이 늘어난 것이다. 신용융자도 19조6242억원으로 20조원에 가까워졌다.

유동성은 모조리 대형주에 쏠리고 있다. 이날 기관은 코스피 순매수액(1조286억원)을 넘어서는 1조854억원을 코스피 200에 투자했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1조7300억원 가량 순매수한 개인도 코스피 200에 1조5200억원 쏟았다.

덕분에 기존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등 주도주 외에 금융, 보험, 통신 등 소외받았던 가치주까지 동반 상승하며 '대형주 불패' 신화를 쓰고 있다.

특히 이날은 미국 '블루웨이브'에 따른 추가 부양책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실적 기대감이 큰 반도체·2차 전지·자동차는 물론, 금리 인상 기대감에 보험·금융주가 크게 올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시장 강세가 한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호조, 수출 모멘텀 강화, 원화 강세, 외국인 수급, 국내 수급 모멘텀까지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연속 급등에 따른 과열, 밸류에이션 부담을 짊어내고 갈지 기로에 선 만큼 경계감은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루웨이브' 따라 주도주 변화 가능성
[애틀랜타=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과 존 오스소프 상원의원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1.01.05.[애틀랜타=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과 존 오스소프 상원의원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1.01.05.
다만 증시를 둘러싼 제반 상황 변화에 따라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에서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까지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외국인들의 움직임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외국인들은 새해 들어 전기·전자를 지속 매도하고 있다. 1조8610억원 규모다. 대신 화학과 금융업을 각각 5012억원, 4723억원씩 사들였다.

현재 증시는 동학개미들이 하락을 방어하고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모양세여서 외국인 매매추이에 따라 증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차익 실현장에서 11월부터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팔기 싫어하는 업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에너지, 화학, IT가전"이라며 "블루웨이브 수혜주로 경기민감주와 금융이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에너지화학, 생명보험이 좋을 것"고 말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시장금리와 유가 반등 뚜렷해지는 등 블루웨이브에 따른 가격변화가 단기 급등한 증시에 변동성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선택적 접근이 유효한 시점으로, 친환경 수혜주와 경기민감주,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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