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웨이브' 타고 바이든, 대규모 부양책·친환경 탄력 받는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1.01.0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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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원금 인상, 오바마케어 확대, 기업·부유층 세금인상, 기업 규제 강화 힘 실릴듯

[애틀랜타=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과 존 오스소프 상원의원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1.01.05.[애틀랜타=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민주당 라파엘 워녹과 존 오스소프 상원의원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2021.01.05.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민주당이 2석 모두를 거머쥐면서 '블루 웨이브'(민주당이 대통령, 상·하원을 모두 차지)가 확정됐다.

미국 상원은 이제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동률을 이루게 됐고 여기에 상원의장인 부통령(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만큼 상원이 민주당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초기 국정운영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주요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빨라지고, 건강보험 확대, 인종정의 확립, 기후변화 대응 등의 대선 공약도 민주당 의회의 지원 속에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추진된 주요 정책을 뒤집는 것도 한결 쉬워진다.



향후 최소 2년 동안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석권한 단점정부(분점정부의 반대)가 수립돼 강력한 국정운영 동력을 갖게 된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지원액 인상, 오바마케어 확대, 기업 및 부유층 세금인상, 기업 규제 강화 등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는 바이든 당선인의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힘이 실리게 된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 뿐 아니라 상·하원까지 모두 장악한 것은 오바마 행정부 초기인 2008~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대규모 부양책, 실물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것"
블루웨이브는 실물경제(main street)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환경·인프라 법안을 포함한 수조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최근 의회를 통과한 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안을 두고 "그저 계약금일 뿐"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이후 추가적인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하겠다고 말해왔고, 지난 5월 민주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 통과시킨 4차 부양책은 3조3000억달러 규모였다.

골드만삭스는 이른 시일안에 의회가 추가로 6000억달러의 부양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부양은 코로나19 충격 속에 바닥을 기고 있는 노동시장 등 실물경제를 끌어 올리는데 있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6일(현지시간) 실물경제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몰캡 중심의 러셀2000 지수가 4% 이상 급등한 게 이를 방증한다.

"인플레이션, 금리상승 현실화할 것"
한편 블루웨이브가 되면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은 현실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경우 최소 2024년까지 기준금리를 '제로(0)'로 묶어두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계획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예상보다 1년 앞선 2023년초 연준이 제로금리 정책을 조기에 해제할 정도로 인플레이션과 실물경제가 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에서는 IT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공산이 있다. 민주당이 IT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세율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이 일제히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인프라 정책 추진 기대
공격적 재정 확장을 바탕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및 인프라 정책 추진은 기대 요인이 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하치우스는 투자자 메모에서 "민주당이 상·하원과 백악관까지 휩쓸면서 재정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할 것"이라며 "1분기 경기부양책에 더해 인프라와 기후 관련 법제화도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CNBC는 이와 관련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의 초당파 단체인 '펜 와튼 예산 모델'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은 인프라, 교육, 주택 등 부문에서 10년간 5조4000억달러(6153조원)의 신규 지출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고소득자와 법인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을 통한 10년간 증세 규모는 2조4000억원 수준이라고 세금 정책 센터를 인용한 수치를 소개했다.



골드만삭스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서 추가 부양책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이 2∼3%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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