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사보에 신년사 대신 '고 정주영 회장' 등장한 까닭은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1.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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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사진제공=KCC, 머니투데이 DB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왼쪽)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사진제공=KCC, 머니투데이 DB


KCC (248,000원 ▲2,000 +0.81%)의 올해 1월 사보에는 매년 실리던 정몽진 회장의 신년사 대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연대기가 게재돼 눈길을 끈다.

7일 KCC에 따르면 1월 웹매거진으로 만들어진 KCC 사보에 정몽진 회장의 신년사가 빠졌다. 신년사는 한해 경영전략을 담고 이를 임직원들이 성실히 수행해 의미 있는 결실을 거두기 위한 CEO의 중요 메시지다. 정 회장은 2017년과 2018년 신년사를 통해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주문했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사보에는 신년사 대신 고 정 명예회장의 일생과 창업 스토리, 기념비적인 업적과 KCC와의 인연이 실렸다. KCC는 "올해가 한국 경제를 견인한 창업 1세대인 고 정 명예회장의 20주기"라며 "고 정 명예회장이 생전에 보여준 불굴의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은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많은 귀감이 된다. 그의 일대기를 공유함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훈을 건네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 정 명예회장과 KCC와의 각별한 인연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몽진 KCC 회장의 아버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고 정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그는 다른 형제와 달리 1958년 직접 창업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유일하게 생존해 있다.



1958년 23살 정 명예회장은 형인 고 정 명예회장의 유학 권유를 거절한 후 건자재 사업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KCC의 전신인 금강스레트공업을 설립했다.

이후 1974년 정부의 중화학 육성 방침에 힘입어 울산에 세운 유기화학 업체 고려화학과 2000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태어났고, 2005년에는 사명을 KCC로 변경했다.

현재 장남 정몽진 KCC그룹 회장, 차남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셋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기업을 계승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계열 분리로 형제간 경영분리 작업을 마쳤다. 장·차남 계열 분리를 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남은 건자재와 도료, 실리콘 사업, 차남은 판유리와 인테리어 사업, 삼남은 건설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KCC관계자는 "형제간 지분 정리 및 계열분리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면서 "정몽진 회장은 올해 실리콘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로 실리콘 사업 구조 재정비에 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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