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생태계' 씨 뿌리는 SK, 美 선도기업 1.6조원 투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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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첫 투자처로 '수소'를 낙점했다. 지난해 12월 수소 사업 공식 진출을 선언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수소 에너지 시장 선점 토대도 마련하려는 포석이다.

"그룹 역량 총 집결해 수소 생태계 조성"
'수소 생태계' 씨 뿌리는 SK, 美 선도기업 1.6조원 투자


SK(주)는 SK E&S와 함께 미국 플러그파워사 지분 9.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고 7일 밝혔다. 양사가 각각 8000억원씩 총 1조6000억원(15억달러)을 투입한다. 2022년에는 합작법인도 설립한다.



SK가 지난해 말 수소사업 전담조직인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한 후 발표된 첫 투자인 동시에 그룹의 올해 첫 대규모 투자 발표다. 업계에선 이번 투자로 SK가 글로벌 수소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해석한다.

SK그룹 관계자는 "SK가 그룹 역량을 총 집결해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으로 ESG 경영도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계열사들의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강조한 만큼 이에 걸맞는 액션 플랜들이 올해 속속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는 특히 장동현 SK(주)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부터 전체 틀을 마련하고, 추형욱 SK E&S 공동대표 사장이 실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사장은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SK E&S 사장으로 파격 승진 발탁됐다. 1974년생으로 젊은 나이에 사장에 올랐을 뿐 아니라 그룹 신성장동력인 수소사업을 이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이번 딜이 수소사업 추진단장으로서 데뷔작이기도 하다.

추 사장은 "플러그파워는 수 십 년에 걸친 경험과 사업모델을 갖춘 수소산업 선두 주자"라며 "양사간 이번 파트너십은 수소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업 기회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플러그파워, 2022년 조인트벤처로 아시아 '공략'
'수소 생태계' 씨 뿌리는 SK, 美 선도기업 1.6조원 투자
플러그파워는 1997년 설립 이래 수소사업 밸류체인 내 차량용 연료전지(PEMFC), 물 전기분해 핵심설비인 전해조, 액화수소플랜트 및 수소 충전소 건설 기술 등 다수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PEMFC(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란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를 말한다. 저온 가동과 신속 출력, 수소 직접 주입 등이 가능해 차량용 연료전지로 많이 쓰인다.

플러그파워의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매출액은 2억1587만달러(2300억원)로 매년 50% 정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시장 기대감은 더 높다. 지난해 3달러에 머물던 주가는 최근 30달러대로10배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만 16조원에 달한다.

플러그파워는 특히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지게차와 트럭 등 수소 기반 모빌리티 사업 역량도 보유 중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 기업에 독점 공급하는 수소 지게차는 미국 전체 수소 지게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 구축된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대형 트럭시장에도 진출을 선언했다. 드론과 항공기, 발전용 등 수소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유럽 시장으로 사업 확장도 추진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뉴욕주에 연 1.5GW(기가와트)의 세계 최대규모 연료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플러그파워의 핵심 제품인 연료전지 및 물 전기분해 설비의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SK와 플러그파워는 2022년까지 합작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수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앤디 마쉬 플러그파워 최고경영자(CEO)는 "SK와의 이번 협업은 플러그파워에게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며 "2022년까지 공식적으로 합작법인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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