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눈길에 배달도 '마비'…"위험하니 주문 않겠다" 글도

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2021.01.0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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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눈길에 배달도 '마비'…"위험하니 주문 않겠다" 글도


갑작스런 폭설과 맹추위로 도로가 마비되면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대행 서비스도 먹통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영향으로 배달에 의존해야 했던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하는 모습이다.

7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게 오픈에 대한 고민글이 쏟아졌다. 배달대행 업체들이 배달을 하지 않아 가게를 열어도 영업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이날 오전 배달대행 업체로부터 안전문제로 금일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배달이 주로 오토바이로 이뤄지는데 오늘처럼 눈이 많이 쌓인 날은 골목길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날 오전 서울 시내 생각대로, 바로고 등 배달대행 업체 사무실들은 대부분 연락이 닿지 않았다.

라이더 유니온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경우 이날 오후 1시부터 배달을 재개하고 배민라이더스의 경우에도 어떻게든 배달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일반 배달대행 업체들의 경우에는 지사장 판단에 따라 배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 자영업자가 배달대행 업체로부터 받은 영업 중단 통보/사진=온라인 커뮤니티한 자영업자가 배달대행 업체로부터 받은 영업 중단 통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가뜩이나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영업에 제한을 받던 자영업자들은 자포자기한 심정이다. 매장 영업시간이 줄어들어 배달로 간신히 버티던 자영업자들도 문제지만 매장 영업이 불가능한 카페 업주들의 경우 매출에 타격이 더욱 큰 상황이다.

한 자영업자는 "혹시라도 영업을 할 수 있을지 몰라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배달대행 업체로부터 배달이 불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런 날에는 자동차로 직접 배달도 힘들 것 같고 이 추위에 매장으로 식사를 하러 오지도 않을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쉬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자영업자도 "큰 도로는 모르겠는데 골목길이나 아파트 단지 내에는 제설이 안된 곳이 많다"면서 "배달대행 업체에서는 오후부터 조금씩 배달을 하겠다 하는데 제설 상태를 보니 배달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아 오늘은 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갑작스런 배달 서비스 중단에 시민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마포구에 거주 중인 30대 박모씨는 "코로나19로 당분간 밖에 안나가고 집에서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떼우려고 아무것도 사다놓지 않았다"면서 "집 근처에 마트가 없어 바로 음식 재료를 사러갈 수도 없는데 배달까지 안되니 먹을 게 없다"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 오늘만큼은 배달이 되더라도 주문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강서구에 거주 중인 30대 김모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제 눈이 많이 오기도 했고 아침에 보니 골목골목이 빙판이라 배달 아웃 날을 하기로 했다"며 "오늘은 포장이나 집밥으로 식사를 하자"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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