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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공매도를 안하나 못하나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1.01.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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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공매도를 안하나 못하나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되죠"


금융당국과 금투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개인의 공매도 시장이 전무하다고 평가한다. 지난 2019년 연평잔 기준 개인의 공매도 시장규모는 230억원으로 전체 공매도시장(15조원)의 0.15%에 불과했다.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참여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공매도 수요자로서 개인을 위한 증권 인프라도 상당히 빈약하다. 수요와 공급 모두 부진한 것이다.



◇돈은 빌리지만 주식은 안빌린다
개인은 공매도를 안하나 못하나
국내에서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신용대주가 유일하다. 일부 전문투자자가 기관·외국인들 중심의 대차시장에 참여할 수 있지만 언제든지 상환 요청에 응해야 하기 때문에 그 규모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신용대주의 원리는 이렇다. 개인투자자가 A종목을 매수하려는 데 돈이 부족하다. 이때 증권사의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해 돈을 빌리는 대신 매수하려는 A종목을 증권사에 담보로 맡긴다. 이때 개인이 담보주식을 신용대주에 활용해도 된다는 동의를 할 경우 다른 개인들이 해당 종목을 빌릴 수 있게 된다.

'빚투' 열풍이 불 정도로 신용융자액이 치솟으니 신용대주 물량도 많지 않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624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같은날 신용대주잔고는 2억8200만원에 불과했다. 공매도 금지조치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해 1월에도 대주잔고는 200억원대로 9조~10조 규모의 신용잔고의 0.2%에 불과했다.

◇수요문제일까 공급문제일까
개인은 공매도를 안하나 못하나
융자와 대주의 현격한 차이는 무슨 의미일까. 개인들이 단순히 공매도를 꺼리기 때문에 신용융자만 이용한 것일까.

문제는 복잡하다. 앞서 개인이 신용융자 시 담보주식을 공매도활용에 동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는데 이 동의율이 20~30%에 불과하다. 개인공매도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물량 자체가 부족한 것이다. 공매도 가능 종목수와 수량이 부족해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럼 개인동의율만 높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도 않다. 현재 신용대주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단 6개에 불과하다.

대형증권사 상당수는 신용융자 서비스만 제공할 뿐 대주서비스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 규제 영향이 크다. 증권사가 신용공여(신용융자+신용대주)를 할 경우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되는데 개인참여율이 높고 고리를 취할 수 있는 신용융자에 영업 대부분이 치우쳐 있어 신용대주를 할 유인이 없다.

◇K-대주시스템은 해결책일까
개인은 공매도를 안하나 못하나
금융당국과 한국증권금융은 개인의 공매도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공급문제에서 찾고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2일 증권사와 증금 시스템을 연계해 실시간으로 대주거래를 할 수 있는 'K-대주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증권사의 대주서비스 참여를 독려하는 것과 동시에 비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대주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자는 계획이다.

증권사 반응은 차갑다. 당국의 지속적인 서비스참여 독려에도 신규서비스를 개시한 곳은 전무하다. 일부 증권사가 K-대주시스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책을 추진할만한 강한 동력이 되진 못한다.

◇어찌됐든 공매도는 돌아온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임시 금융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등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2020.3.13/뉴스1(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임시 금융위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등 시장안정조치를 발표했다. 2020.3.13/뉴스1
오는 3월 공매도가 재개될 가능성은 높다. 전세계에서 1년간 공매도를 금지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당국은 시장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지만 더 이상 공매도금지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들이 우세하다.

코스피 3000 시대가 도래하며 축제 분위기지만 버블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에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순매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공격적으로 인버스를 매수했다. 지난해 11월 이후부터 6일까지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1조207억원, KODEX인버스는 2617억원 순매수했다.


공매도는 곱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지수를 넘어 개별종목 하락에 배팅한다. 지금도 종목·업종별 차별화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매도 재개시 이들의 극명한 대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공매도 재개가 불가피하다면 이는 개인의 중요한 투자수단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은 리테일풀 등을 통한 공매도재원의 공급자 역할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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