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랠리 비트코인, 4000만원 넘겼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01.07 09:06
글자크기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3만6000달러를 돌파했다. 역시 신고가다.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과 이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투자심리 반영, 기관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낙관적 전망이 버무려지면서 연일 신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1비트코인(BTC) 가격이 4000만원을 넘었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업비트에서도 비슷한 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을 넘겨 장중 한 때 4100만원 찍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을 넘긴 건 처음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사이트 코인마켓캡의 비트코인 가격도 우리 시간 오전 3시경 3만6000달러(약 3,913만원)를 돌파했다. 글로벌 가격이 3만6000달러를 넘어선 것 역시 처음이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은 국내에서 1200~14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글로벌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이 올해부터 가상자산 거래 기능을 도입한다는 소식 등 호재가 나오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11월 중순 2000만원 돌파, 12월 말 3000만원을 넘긴 후 7일 처음으로 4000만원을 찍었다.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넘쳐나는 유동성과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화폐가치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이 14만6000달러(약 1억60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구겐하임파트너스의 CIO(최고투자책임자) 스콧 미너드는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4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최근 뉴욕 자산운용사 반에크어소시에이츠(반에크)의 비트코인 가격 연동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승인 추진 소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약 1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대형 투자기업 스카이브릿지캐피탈이 비트코인 관련 펀드에 2500만달러(약 276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미국 대형 보험사 매사추세츠 뮤추얼(매스뮤추얼)생명보험의 1억달러(약 1100억원) 비트코인 구매 뉴스 등도 연초까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이 시중은행 결제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가치가 고정된 암호화폐)을 활용할 수 있다는 법령해석 의견서를 공대한 점도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가장 큰 리스크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월 850만원 대에서 1년만에 4배 이상 훌쩍 뛰었다. 단기 간에 크게 오른 만큼 언제든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미국 리서치기업 뉴턴 어드바이저 창업주 마크 뉴턴은 비트코인 가격은 1월 초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이후 상승 싸이클이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관련해 "투기적인 상승으로 한 무리의 사람들에 의해 전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