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에서 3000까지 사연 많은 코스피…30년 톱10 지킨 '국민주'는?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1.0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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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서 3000까지 사연 많은 코스피…30년 톱10 지킨 '국민주'는?


코스피가 꿈의 ‘삼천피’를 돌파했다. 은행·자동차·에너지 등 전통 산업이 이끌던 과거에 비해 바이오·인터넷·2차전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증시 지형도가 변하면서 국내 증시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4000선 도약도 이전보다 훨씬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낙관론까지 편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36포인트(0.75%) 내린 2968.21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027.16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이는 2007년 7월 25일 2000선을 최초로 돌파한 지 약 13년 6개월 만이다.



1983년 코스피지수는 3년 전 시가총액(1980년 1월 4일)을 기준점인 100으로 놓고 현재의 시가총액 방식으로 산출됐다. 코스피가 1000선을 처음 돌파한 것은 1989년 3월 31일(1003.31)이다. 기준일과 비교해보면 9년이 소요된 셈이다.

당시 시가총액 대장주는 POSCO의 전신인 포항종합제철이었다. 당시 시총 상위권은 은행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총 2위부터 6위까지 한일은행(한국상업은행과 합병 후 현 우리은행), 제일은행(현 SC제일은행), 서울신탁은행(현 하나은행), 한국상업은행(현 우리은행), 조흥은행(현 신한은행) 등이 차지했다.



1989년 삼성전자의 시총 순위는 7위에 불과했다. 금성사(현재 LG전자), 현대건설, 대한석유공사(현 SK)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반짝' 1000선 돌파 이후 코스피는 1990년대까지 1000선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특히 1997년대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지수는 300선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대망의 2000시대를 맞은 것은 2007년 7월이다. 2007년 7월 25일 코스피가 지수가 2004.22를 기록하면서 18년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이 당시 이미 삼성전자는 코스피 대장주에 오른 상태였다. 18년 전 대장주였던 POSCO는 2위로 물러났다. 1000선 돌파 당시 절반을 차지했던 금융주 비중은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현대차 등 에너지 및 중후장대 산업이 채웠다. SK텔레콤,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등 통신·반도체 기업도 새로 등장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려오면서 코스피는 1년 만에 2000선을 내줬다. 같은 해 미국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 여파로 연중 최저점인 89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윽고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뒤에는 2011년 이후로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기업이 증시를 이끌며 다시 2000선을 되찾았다.

100에서 3000까지 사연 많은 코스피…30년 톱10 지킨 '국민주'는?
2000선 돌파 13년여 만에 코스피는 3000시대를 열었다. 그 사이 국내 증시 지형도는 격변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그대로였지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기업, NAVER, 카카오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등장했다.

전기차 성장 기대감에 2차전지 업체로 변모한 LG화학, 삼성SDI 등이 새로운 강자로 나타났다. 기존 차화정을 이끌던 현대차는 수소차·전기차·로봇 등 신사업 투자 끝에 시총 10위권 안에 간신히 들었다.

이같은 증시 지형 변화는 3000시대 도약을 가능케 한 발판이었다는 평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화정 등 경기민감주 위주였던 산업구조가 바이오·배터리·인터넷 업체 등이 대거 등장하며 기존 산업과 새로운 산업의 균형적인 포트폴리오가 형성됐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요인 중 하나였던 이익변동성이 떨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선과 3000선에 비해 4000선 돌파 기간은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센터장은 "2000선 돌파 때는 18년, 3000선 돌파 때는 13년이 걸렸는데 (4000선 돌파는) 이보단 훨씬 짧을 것"이라며 "증시를 견인하는 기업의 성장률이 명목성장률보다 높은 만큼 경제 성장보다 지수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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