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상 첫 3000' 돌파…1000부터 3000까지 어떻게 변했나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1.0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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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90.57)보다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개장하며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3,011.4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985.76)보다 1.49포인트(0.15%) 오른 987.2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087.6원)보다 0.6원 내린 1087.0원에 출발했다. 2021.01.06. dadazon@newsis.com[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90.57)보다 2.77포인트(0.09%) 오른 2993.34에 개장하며 사상 처음 3000선을 넘은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3,011.4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985.76)보다 1.49포인트(0.15%) 오른 987.25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087.6원)보다 0.6원 내린 1087.0원에 출발했다. 2021.01.06. [email protected]


코스피가 꿈의 삼천피를 돌파했다. 은행·자동차·에너지 등 전통 산업이 이끌던 과거에 비해 바이오·인터넷·2차전지 기업 등을 중심으로 증시 지형도가 변하면서 국내 증시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추세라면 4000선 도약도 이전보다 훨씬 빨리 도달할 수 있다는 평가다.

6일 낮 12시 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1포인트(0.12%) 내린 2986.96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3027.16까지 올라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이는 2007년 7월 25일 2000선을 최초로 돌파한 지 약 13년 6개월 만이다.



1983년 코스피지수는 3년 전 시가총액(1980년 1월 4일)을 기준점인 100으로 놓고 현재의 시가총액 방식으로 산출됐다. 코스피가 1000선을 처음 돌파한 것은 1989년 3월 31일(1003.31)이다. 기준일과 비교해보면 9년이 소요된 셈이다.

당시 시가총액 대장주는 POSCO (394,500원 ▲2,000 +0.51%)의 전신인 포항종합제철이었다. 당시 시총 상위권은 은행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총 2위부터 6위까지 한일은행(한국상업은행과 합병 후 현 우리은행), 제일은행(현 SC제일은행), 서울신탁은행(현 하나은행), 한국상업은행(현 우리은행), 조흥은행(현 신한은행) 등이 차지했다.



1989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의 시총 순위는 7위에 불과했다. 금성사(현재 LG전자), 현대건설, 대한석유공사(현 SK)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반짝' 1000선 돌파 이후 코스피는 1990년대까지 1000선에서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특히 1997년대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지수는 300선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대망의 2000시대를 맞은 것은 2007년 7월이다. 2007년 7월 25일 코스피가 지수가 2004.22를 기록하면서 18년 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이 당시 이미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코스피 대장주에 오른 상태였다. 18년 전 대장주였던 POSCO (394,500원 ▲2,000 +0.51%)는 2위로 물러났다. 1000선 돌파 당시 절반을 차지했던 금융주 비중은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한국전력 (21,050원 ▲150 +0.72%), 현대중공업, 현대차 (249,500원 ▼500 -0.20%) 등 에너지 및 중후장대 산업이 채웠다. SK텔레콤 (51,300원 ▲300 +0.59%),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등 통신·반도체 기업도 새로 등장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려오면서 코스피는 1년 만에 2000선을 내줬다. 같은 해 미국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 파산 등 여파로 연중 최저점인 89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윽고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뒤에는 2011년 이후로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기업이 증시를 이끌며 다시 2000선을 되찾았다.

2000선 돌파 13년여 만에 코스피는 3000시대를 열었다. 그 사이 국내 증시 지형도는 격변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그대로였지만, 셀트리온 (176,600원 ▼800 -0.45%),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 등 바이오기업, NAVER (181,500원 ▼1,200 -0.66%), 카카오 (47,300원 ▼100 -0.21%)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등장했다.

전기차 성장 기대감에 2차전지 업체로 변모한 LG화학 (373,500원 ▲500 +0.13%), 삼성SDI (408,500원 ▼5,000 -1.21%) 등이 새로운 강자로 나타났다. 기존 차화정을 이끌던 현대차 (249,500원 ▼500 -0.20%)는 수소차·전기차·로봇 등 신사업 투자 끝에 시총 10위권 안에 간신히 들었다.

이같은 증시 지형 변화는 3000시대 도약을 가능케 한 발판이었다는 평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차화정 등 경기민감주 위주였던 산업구조가 바이오·배터리·인터넷 업체 등이 대거 등장하며 기존 산업과 새로운 산업의 균형적인 포트폴리오가 형성됐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요인 중 하나였던 이익변동성이 떨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선과 3000선에 비해 4000선 돌파 기간은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센터장은 "2000선 돌파 때는 18년, 3000선 돌파 때는 13년이 걸렸는데 (4000선 돌파는) 이보단 훨씬 짧을 것"이라며 "증시를 견인하는 기업의 성장률이 명목성장률보다 높은 만큼 경제 성장보다 지수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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