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화두로 반도체 상생 꺼낸 이재용…"새로운 신화 쓰자"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1.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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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합시다.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협력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어냅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내놓은 신축년 새해 첫 메시지는 새로운 도전과 이를 위한 상생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평택 반도체 2공장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뒤 반도체 부문 사장단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하는 것으로 새해 경영행보를 시작했다.

이날 반입된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 제작에 필수적인 화학기상증착(CVD) 장비로 협력사인 원익IPS가 삼성전자의 기술지원을 받아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설비 반입식을 마친 뒤 이용한 원익IPS 회장을 비롯해 박경수 피에스케이 부회장, 이우경 ASML코리아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 등 협력사 대표들과 반도체 생태계 육성과 상호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이 새해 첫 행보를 반도체 경영현장에서 시작한 것보다 업계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연 데 더 주목한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수차례 되풀이됐던 승자독식의 성공방정식과 달리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협력사와 학계 등 시장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과 동반 성장하면서 '파이'를 키워 세계 1위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장면이라는 해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2공장에서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2공장에서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는 물론, 학계와 연구기관까지 힘을 모아 새로운 신화를 만들자'는 이 부회장의 당부가 바로 이런 지점을 염두에 둔 언급"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결심 최후진술에서도 "학계, 벤처업계, 중소기업계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우리 산업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협력사 대표들의 이날 만남을 두고 삼성전자가 2019년 4월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이 국내 반도체 전반의 성공 스토리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시 발표에서 10년 동안 시스템반도체 분야 133조원 투자, 전문인력 1만5000명 채용,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 계획 등을 밝혔다.


당초 2019~2021년 3년 동안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집행시기를 앞당겨 2021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최고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나홀로 질주'로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제품 설계에서부터 테스트까지 공정 전반에 걸쳐 탄탄한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새로운 1등 산업을 키워내야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살아남아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1위 전략과 생태계 구축은 이를 위한 첫단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2공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평택 반도체 2공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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