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난해 인구 사상 첫 감소…'인구절벽' 불안한 미래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1.01.0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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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출생자' 데드크로스…출산율 저하, 청년 고용불안에 앞으로 전망도 나빠

한국, 지난해 인구 사상 첫 감소…'인구절벽' 불안한 미래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우리나라에서 사망자수가 출생아수를 추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현실로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사실상 인구절벽이 시작된 것이다.

1962년 주민등록제도가 도입된 이후 인구통계상 인구 감소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로 출산율이 급격히 저하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첫 순감, '-2.1%'…출생아<사망자 현실로
/자료=행정안전부/자료=행정안전부
3일 행정안전부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인구 증가율이 전년 대비 2.1%(2만838명) 감소한 5182만9023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데드크로스에 따라 인구가 자연감소한 탓이 컸다. 2020년 출생(등록)자수는 역대 가장 적은 27만5815명에 그쳤다. 2017년 처음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30만명선까지 붕괴됐다. 반면 사망(말소)자는 반등해 30만7764명(전년 대비 3.1%‧9269명 증가)을 기록했다.

가구 구조에 변화도 나타나 1인 세대가 전체 세대를 통틀어 처음으로 900만 세대(906만3362세대, 39.2%)를 돌파했다.일자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대도시의 인구유출이 본격화된 점도 확인됐다. 전체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가 증가한 곳은 18만7348명 증가한 경기를 비롯, △세종(1만5256명) △제주(3646명) △강원(1338명) △충북(830명) 등 5곳에 불과했다.

저출산·고령화가속화 시발점
인구구조 변화의 핵심 원인인 저출산은 청년층의 소득·고용 불안과 연관됐다는 평가가 많다.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이 늘어난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사태까지 불거져 경기 불안이 커졌다.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재정팀의 김민식 차장 등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를 내고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주로 예식장내 감염 공포로 인한 결혼식 취소·연기 사례가 많았으나 점차 고용 및 소득여건 불안정이 혼인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 3~9월중 혼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건(12.0%) 감소했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8만8000명이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벌어진 3월 이후인 2분기엔 40만7000 줄었고 3분기에도 31만4000명이 꺾였다.

'근본 원인' 청년 취업난 해결돼야하지만....
인구 절벽이 가시화되면서 생활 방식은 물론 집값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는 사회 변화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승우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은 "2020년은 인구 통계적으로 인구감소의 시작, 1·2인세대의 폭발적 증가·역대 최저의 출생자 수 등으로 인해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며 "정부는 2020년을 기점으로 각 분야의 정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재원이 다양한 복지정책에 투입됐는데 출산을 늘릴 보육이나 난임,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것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생산성과 무관하게 연령이 높을 경우 높은 임금을 받을 수도 있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청년 고용 문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출산 문제 해법의) 뿌리는 결국 일자리"라며 "(중소기업과 청년들의) 일자리 미스매칭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면서 중소기업 재직 청년에게 취업에서부터 결혼이나 육아에 대한 (청년 일자리 지원을) 복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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