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폭발에 웃은 제지업계, 새해에도 호실적 이어질까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01.0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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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의 대전 백판지 공장 내부 모습./사진제공=한솔제지한솔제지의 대전 백판지 공장 내부 모습./사진제공=한솔제지


지난해 코로나19(COVID-19)로 배달·택배 수요가 폭증하면서 제지업체가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배달·택배 물량이 꾸준히 늘어 제지업체들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쇼핑이나 배달음식 시장은 급격히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7조5000억원으로 이미 2019년 145조원을 넘어섰다. 온라인 쇼핑규모 확대로 택배 물동량도 지난해 20%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처럼 음식과 제약, 화장품 등 고급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를 생산하는 제지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늘었다. 백판지의 재료인 펄프와 폐지가격이 하락해 원가부담이 크게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깨끗한나라 (2,300원 ▲90 +4.07%)는 지난해 3분기에 매출 1462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1505억원)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두 배로 늘었다. 또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62억원으로 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DB금융투자는 깨끗한나라에 대해 "4분기에도 좋은 실적이 기대되는 등 코로나19 수혜주로만 보기 아깝다"면서 올해 실적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제지업계 대표주자인 한솔제지 (10,340원 ▲30 +0.29%)의 지난해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4950억원, 영업이익 113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930억원) 대비 21.5% 늘어난 수치다.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640억원, 115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은 한솔제지와 관련, "코로나19 영향 외에도 제지사업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함께 최근 유망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친환경 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 확장은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산업용지의 양호한 실적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인쇄·특수용지 업체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외식·여행 등 소비활동 위축으로 인한 영수증·라벨스트커 등 특수용지의 수요 감소 △재택근무로 인한 사무용지 감소 △비대면 수업에 따른 학습교재·서적 판매량 감소 등으로 인쇄용지의 수요가 급감해서다.

펄프·인쇄용지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무림P&P (3,065원 ▼15 -0.49%)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지난해(442억원) 대비 4분의 1 토막이 났다.

현대차증권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하락과 맞물려 펄프가격의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동시에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라 인쇄용지 판가 하락도 이어지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무림P&P의 지난해와 올해 연간 수익 예상치를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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