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나도 1금융권 진입?…한끗차 억울함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21.01.0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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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신용점수제, 1월1일 전면 도입…1~10등급에서 1~1000점으로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나머니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머니가족/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머니가족/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업 실패로 은행 빚을 제때 못 갚은 나머니씨는 신용등급이 뚝뚝 떨어져 1금융권 접근이 어려워졌다. 그런데 나씨와 상황이 크게 다를 것 없는 아내 오알뜰씨는 지난달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알고보니 나씨는 신용등급 7등급, 오씨는 6등급이어서 희비가 갈렸다.



새해에는 나씨처럼 아깝게 커트라인에 걸린 사람들이 구제받는 길이 열린다. 1~10등급까지 등급으로 평가하던 신용을 점수제로 바꾼 데 따라서다. 정부는 1월1일부터 신용점수제를 전면 실시했다. 점수는 1점부터 1000점까지 세분화해 매긴다.

이렇게 되면 등급에 따라 획일적으로 대출, 카드 발급을 거절하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나씨 부부처럼 신용도가 유사하지만 7등급 상위에 속한 사람은 거절당하고 6등급 하위에 위치한 사람은 통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점수제 전환전후 변화 예시/금융위원회 자료 화면 캡처점수제 전환전후 변화 예시/금융위원회 자료 화면 캡처
획일화→세분화…금융 접근성 돕는 신용점수제
신용점수제 전환에 따라 나이스(NICE)신용평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같은 신용평가회사들은 개인 신용평점을 산정해 소비자와 금융회사에 제공한다. 금융사는 평가사에서 받은 점수를 토대로 자체적인 신용위험평가를 벌인다. 금융사별로 리스크 전략이 다르기에 같은 점수의 고객도 다르게 평가한다.

기존에는 1~10으로 구분되는 등급이 획일적인 만큼 은행 평가도 획일적인 경향이 짙었는데 점수제가 되면서 한결 세분화됐다. 예를 들어 등급제 시절 신용등급이 7등급이고 신용평점이 662점이었던 사람이 A은행, B은행, C은행에서 모두 대출을 거절당했다면 점수제로 전환한 현재는 같은 점수로 B은행과 C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저신용층의 금융 접근성이 좋아졌고 금융사는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 임원은 "등급으로 따질 땐 범위가 너무 넓어 한계가 있었다"며 "은행은 선제적으로 점수제를 적용했는데 평가 방식이 전반적으로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등급제에서 점수제되면/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신용평가, 등급제에서 점수제되면/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대출은 물론 신용카드 발급기준도 달라진다
신용점수제 전환은 대출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신용카드 발급 기준,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 지원 대상 등도 달라진다. 기존엔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이어야 신용카드를 쓸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나이스 기준 680점 이상, KCB 기준 576점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는 대상은 6등급 이하에서 나이스 기준 744점 이하 또는 KCB 기준 700점 이하로 변경된다.

또 점수제 전환에 따라 신용평가 방식도 일부 달라진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이전에는 1금융권, 2금융권 등 대출 업권에 따라 신용을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대출 종류, 금리 수준, 규모 등을 좀더 종합적으로 따지게 된다. 또 신용카드 실적을 동일하게 보면서 체크카드 사용실적도 신용카드처럼 평가한다.

최근 개편한 카카오페이 신용조회 화면/이미지제공=카카오페이최근 개편한 카카오페이 신용조회 화면/이미지제공=카카오페이
신용점수 올리려면…작은 습관이 모여 높은 점수가 된다
점수제로 바뀌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신용도를 관리하기 쉬워졌다. 일단 10개로 구분된 등급을 뛰어넘는 것보다 점수를 올리는 게 쉽다. 신용점수 누적 순위도 확인할 수 있다.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펴는 카카오뱅크를 보면 점수와 상위 백분율, 조회내역, 변동내역 등이 표시된다. 카카오뱅크는 KCB와 제휴해 신용정보를 제공한다. '신용점수 올리기'는 소득금액 증명, 건강보험 납부내역 등 서류 증빙을 토대로 한다. 신용평가사에 경제활동 증명 서류를 내면 신용점수가 올라갈 수 있다.

신용점수를 관리하려면 신용정보를 꾸준히 조회해보는 것이 먼저다. 카카오페이 등 앱(애플리케이션)에서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여유가 생겨 여러건의 대출을 갚는다면 오래된 것부터, 금액이 큰 것부터 상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통신비나 관리비 등 비금융 영역에서 소액이라도 연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비금융 영역에 대한 신용평가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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