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너머의 북한을 바라본다…'평양 882.6㎞'

뉴스1 제공 2020.12.3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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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 교수 作…지난해 '북중 국경' 사진 450장
북중 국경에서 바라본 평양 밖 北 현실을 말하다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농촌지원에 나서는 북한 학생들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농촌지원에 나서는 북한 학생들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모두가 평양을 본다면 누군가는 이곳을 봐야 한다."

31일 강동완 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는 자신의 저서 '평양 882.6㎞-평양공화국 너머 사람들'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 3일 발간된 이 책은 강 교수의 지난 저서 '평양 밖 북조선'과 '그들만의 평양'에 이은 세 번째 북중 국경 시리즈다. 북·중국경 시리즈는 강 교수가 직접 북중 국경을 넘나들며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구성된 책이다.



출장 미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출장 미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지난 8월 완공된 신의주 25층 아파트 건설 현장.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지난 8월 완공된 신의주 25층 아파트 건설 현장.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뗏목을 타고 물고기를 잡는 북한 주민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뗏목을 타고 물고기를 잡는 북한 주민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출간 취지를 묻자 강 교수는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 살아가는 북녘 주민들의 삶을 제대로 바라보고 싶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정보가 제한된 우리 사회에선 평양을 북한 그 자체로 생각할 수 있지만, 북중 국경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평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북한 매체 속 화려하게만 그려지는 평양이 아닌, 그와 대비되는 북중 국경의 모습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마주하고자 하는 시도였다고 강 교수는 말했다.

총과 공을 갖고 노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총과 공을 갖고 노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1동 다세대로 이뤄진 북한 농촌의 전형적인 주택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1동 다세대로 이뤄진 북한 농촌의 전형적인 주택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친 평안북도의 한 건물. 지난 2018년도까지만 해도 회색빛이던 해당 건물은 페인트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일떠섰다.(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지난해 리모델링을 마친 평안북도의 한 건물. 지난 2018년도까지만 해도 회색빛이던 해당 건물은 페인트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일떠섰다.(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책에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강 교수가 직접 촬영한 사진 450여 장이 실려있다. 각각의 사진들은 북중 국경에서 마주할 수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책은 총 13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각 장엔 '출장 미용 서비스'·'하모니카 주택'·'목탄차' 등 북한 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재들이 소개돼 있다. 이 중엔 북한의 관영 매체나 선전 매체에선 찾아보기 힘든 북한의 이색 풍경도 여럿 담겨 있다.


일명 '하모니카 주택'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1동 다세대 주택.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일명 '하모니카 주택'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1동 다세대 주택.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자리한 역전백화점의 간판.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북한 양강도 혜산시에 자리한 역전백화점의 간판.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사진을 하나둘 넘기다 보면 마치 남한의 1960~70년대의 사진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혹시 북중 국경에 자리한 마을의 생활 조건이 유난히 열악한 것은 아닐까.

강 교수는 "탈북자 증언에 따르면 북중 국경은 중국과 압록강과 인접해 있어서 생활 환경이 괜찮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라며 북중 국경과 내륙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이어 "평안북도 도청 소재지인 신의주시와 자강도 만포, 양강도 혜산시 등의 대도시가 북중 국경에 접해있다"라며 "북중 국경 마을이 이러한 대도시를 중심으로 뻗어 나가 형성된 지역인만큼 오히려 내륙 지역보다 생활 조건이 괜찮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각지에 세워진 '영생탑'. 최고지도자 우상화를 위해 세워진 영생탑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북한 각지에 세워진 '영생탑'. 최고지도자 우상화를 위해 세워진 영생탑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북중 국경 인근 감시초소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북한 인민군 장병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북중 국경 인근 감시초소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북한 인민군 장병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두만강 유역에 자리한 북한 농촌 마을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두만강 유역에 자리한 북한 농촌 마을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강 교수는 두만강 유역의 사진을 찍으며 느낀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두만강 지역은 압록강 지역에 비해 한국 사람의 접근이 어렵다"면서 "위험했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던 기억이 남는다"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철조망 너머의 북한 농촌 주택 전경을 찍은 사진을 두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절벽 밑으로 내려갔는데 굉장히 위험했다"라며 "지금까지 잘 나오지 않았던 북한 농촌의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한 번에 담을 수 있었던 귀한 사진이 됐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제일 힘들었던 건 중국의 감시였다"라며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보니 산 위나 절벽에 숨어서 찍어야 했고, 도망 다니고 불시검문에 걸려 사진 자료를 뺏긴 적도 있다"라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촬영한 사진 자료들을 몇 개씩 복사해서 감춰놓기도 한다"라며 "그런 과정들이 참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북한 주민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북한 주민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공동우물로 보이는 곳에서 물을 떠가는 북한 아이들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공동우물로 보이는 곳에서 물을 떠가는 북한 아이들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북중 국경에서 포착된 북한 장마당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북중 국경에서 포착된 북한 장마당의 모습.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이러한 힘든 과정에도 불구하고 강 교수가 북중 국경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북한을 공부하는 학자의 자세를 이야기하면서도 또 하나의 원동력이 있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북중 국경에서 찍어온 사진을 항상 탈북민들에게 공유한다. 그중 명절날 아침 사진은 탈북민의 향수를 달래주는 특별한 사진이다. 또 장마당 사진의 경우 사진 하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탈북민도 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혹시라도 두고 온 가족이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그는 "단순하게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람들을 담고 싶어서 북중 국경에 나선다"라는 말로 대답을 정리했다.

땔감을 실어 나르는 트럭.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겨울 난방을 위해 땔감을 활용한다.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땔감을 실어 나르는 트럭.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겨울 난방을 위해 땔감을 활용한다.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북중 국경 인근에 자리한 마을의 모습. 모든 집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강동완 교수 제공)© 뉴스1북중 국경 인근에 자리한 마을의 모습. 모든 집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강동완 교수 제공)© 뉴스1
한편 자신을 '통일 크리에이티브'로 소개하는 강 교수는 현재 '통일만 생각하고 통일을 사랑한다'라는 의미를 담은 유튜브 채널 '통생통사 강동완 TV'를 운영하며 북한과 관련된 다양한 소식과 콘텐츠를 전하고 있다.

강동완 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의 세 번째 북중 국경 시리즈 '평양 882.6㎞'.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강동완 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의 세 번째 북중 국경 시리즈 '평양 882.6㎞'. (강동완 교수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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