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금 투입, 주가조작' 주범에 징역 15년·벌금 2000억 구형

뉴스1 제공 2020.12.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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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사업 공시·홍보만…주식시장 질서 붕괴"
범행 가담정도·직급에 따라 3~10년 구형

서울남부지법(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 2020.6.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서울남부지법(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 2020.6.15/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1조6000억원 규모의 환매중단사태를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라임) 자금을 투입해 코스닥 상장사 자동차부품업체 에스모 머티리얼의 주가를 조작, 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주범 이모씨에게 검찰이 징역 15년 구형에 벌금 2000억원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나머지 공범들에게도 징역 3년~10년이 구형됐다.



주범격인 이모씨는 해당 일당 중 임원급에 해당하는 '중간관리자'다. 검찰은 이씨를 제외한 나머지 일당과 자금을 댄 대부업자에게 징역 3~10년을 구형했다. 벌금 가납명령은 최저 5억원부터 시작해 임원급으로 갈수록 높은 금액이 구형됐다.

검찰은 30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 심리로 열린 이모씨 등 일당 12명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 측은 "상장사를 인수해 자율주행과 전기차,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등 관련 사업을 한다고 공시, 홍보했으나 사업을 할 수 있는 인력은 없었고 홍보와 주가상승만을 위해 주가 조작해 주식시장 질서를 망가뜨렸다"고 판단,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이씨 일당은 에스모의 실사주 이모 회장과 조모씨 지시 아래 2017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코스닥 상장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모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한 뒤 주가를 조작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부당하게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 참여한 한 대부업자 중에는 시세조정에 법인계좌를 이용해 1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일당은 이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주식 대량보유(변동) 보고 공시를 누락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이 매우 유기적이며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봤다. "브레인 역할과 이들의 손발을 맡은 인원, 홍보하는 이들까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중간관리자 이모씨에게 징역 15년에 더해 2000억원의 벌금이 구형되자 방청석은 일순간 정적이 흘렀고, 이내 지켜보던 피고인들의 가족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훌쩍거리면서 눈물을 떨구는 이도 있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변호인들은 최종변론에서 즉각 반발했다. 핵심인물인 실사주의 진술이 없으며, 일부 자백한 공소사실을 제외하면 범죄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온정에 호소하는 변호인도 있었다. 한 변호인은 "피고인의 가족 중 유방암을 투병하는 이가 있어 간호가 필요하다"면서 "다시는 주식매매와 관련한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피고인 측은 "(피고인) 누구도 라임사건 관련해 실소유주, 회장 등 한번도 만나본 적 없다"면서 "시세차익이 83억원이라고 (검찰 측이) 말씀하시는데, 아무리 계산해봐도 4억이 안된다. 체포되지 않은 참고인이나 피고인들의 이익만 위하지 말아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피고인 중 6명은 구속 상태에서 기소된 탓에 수의를 입고 재판에 나섰다. 30일까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92명 나타난 것을 의식한 듯 구속 피고인들은 마스크를 눈 바로 아래까지 올려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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