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큰 메로, 혹한 남극바다서 생존할 수 있는 비밀 풀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12.3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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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硏, 세계 최초로 남극이빨고기(메로) 염색체 해독…'스핑고지질' 항상성 조절 유전자 ↑

남극이빨고기 Dissostichus mawsoni (사진제공 선우실업(주))남극이빨고기 Dissostichus mawsoni (사진제공 선우실업(주))


일명 ‘메로’로 불리는 남극이빨고기는 혹한의 남극바다에서 어떻게 큰 몸집을 유지한 채 얼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의 해답을 극지연구소가 염색체 해독을 통해 내놨다.

염색체는 생명체의 성장과 생존, 생식 등의 유전 정보를 갖고 있는 구조물, 남극이빨고기는 수심 1000m에서 서식하는 심해어류로 최대 몸길이가 약 1.7 m, 무게 약 135 kg까지 자라는 대형 어종이다.



극지연구소와 고려대 박현 교수 연구팀, 부경대, 국립수산과학원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남극이빨고기 유전체(DNA)의 크기(926Mb)와 염색체의 수 (24개)를 파악했다고 30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남극이빨고기는 2800만 년 전 남극빙어로부터 분리돼 독립적인 진화과정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621개의 유전자 군에서 적응과 진화의 흔적이 확인됐다.



염색체 해독결과, 생명체의 성장·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특이할 정도로 크게 확장됐고, 접합 변이를 일으키면서 남극의 저온 환경에 버티고 성장할 수 있는 체질로 변화됐다.

또 남극이빨고기의 세포막 성분 중 하나인 ‘스핑고지질’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유전자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낮은 온도에서 지방이 얼지 않고 굳는 것을 막아 일상적인 세포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번 연구에는 최신 염색체 해독 기술인 실시간유전자 분석방법(SMRT sequencing)과 염색질 3차구조 결합동정기술(Hi-C technology)이 이용됐다.


한편,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는 남극이빨고기의 보존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조업을 관리하고 있다. CCAMLR에 따르면, 2019~2020년 남극이빨고기 총 어획량 약 4169톤 중 우리나라의 어획량이 1139톤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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