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vs 현대' 육군 자주도하장비 수주전 한화 '승리'…RCWS만 남았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12.30 05:20
글자크기
한화디펜스가 입찰 제안한 독일 GDELS 자주도하장비 M3/사진제공=GDELS한화디펜스가 입찰 제안한 독일 GDELS 자주도하장비 M3/사진제공=GDELS


한화디펜스가 국내 첫 자주도하장비 사업을 사실상 수주하며 '라이벌' 현대로템에게 설욕했다. 한화와 현대는 곧 입찰이 시작될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수주전에서 또 한번 승부를 벌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5000억원 규모의 국내 첫 자주도하장비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 현대로템보다 2점 앞서 수주가 확실시된다. 현대로템이 별다른 이의 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한화디펜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한화디펜스 M3, 실전경험 앞서…2023년까지 전력화
자주도하장비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전투 지원 차량이다. 육상과 수상에서 모두 운용되며 전차와 장갑차 등 기동부대가 하천을 건널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는 원천기술이 없어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 모두 해외업체와 손잡고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한화디펜스는 독일 GDELS가 개발한 M3 장비를 한국형 자주도하장비의 기본 모델로 적용했다. 현대로템은 영국 BAE 시스템즈와 터키 FNSS가 공동 개발한 자주도하장비 AAAB(Armored Amphibious Assault Bridge)를 개량해 입찰에 참여했다.

한화디펜스의 M3가 현대로템의 AAAB보다 실전 경험과 수상저항, 속도 면에서 앞섰다. M3는 영국·독일·대만·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주요 5개국에서 실전 배치되며 성능이 검증됐다. 이라크전에도 투입됐다. 중량은 M3(28톤)가 AAAB(36톤)에 비해 8톤 정도 가볍다. 육상 최고 속도도 더 빠르고, 바퀴가 적어 물속에서 저항도 적다.



한화디펜스는 수주 계약이 완료되면 2023년까지 한반도 작전 환경에 맞춘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M3K를 국내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2027년까지 총 55세트(1세트당 2대)를 납품한다.

다목적무인차량은 현대로템 이겼지만 '0원 입찰'로 논란
'한화 vs 현대' 육군 자주도하장비 수주전 한화 '승리'…RCWS만 남았다
이에 앞서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은 미래 전장에서 감시·정찰과 특수·전투 임무를 맡는 다목적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 2차 사업에서도 맞붙었다. 이 사업 예산은 38억3600만원으로 크지 않았지만 무인차량 및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 사업은 현대로템이 따냈지만 최저가격인 0원으로 입찰했다. 여기에 방위사업청이 전자조달시스템 상 '가위 바위 보'로 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당초 업계에선 신속시범획득 사업 선정자가 향후 무인차량 입찰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0원 입찰 등으로 논란이 불거지며 방사청은 "군 소요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신속시범획득사업과는 완전 별개 사업으로 별도의 경쟁입찰로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RCWS 수주가 관건…한화디펜스 VS 현대위아 수주 총력
'한화 vs 현대' 육군 자주도하장비 수주전 한화 '승리'…RCWS만 남았다
한화디펜스는 이제 내년 초 차륜형장갑차용 RCWS 입찰에서 현대위아와 다시 맞붙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RCWS는 장비 외부에 장착한 화기를 차량 내부에서 원격 운용해 아군 승무원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장비다. 차륜형 장갑차 성능개량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다.

군은 먼저 육군과 해병대가 운용 중인 100여대의 차륜형장갑차에 RCWS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후 나머지 차량과 K9 자주포 등 다른 지상 기동체계에도 순차적으로 RCWS를 도입한다. 내년에 진행할 입찰은 수백억원대 규모지만 이를 계기로 나머지 차량과 지상 기동체계까지 후속으로 수주한다면 만만치 않은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전력화 및 개발 실적을 보면 한화디펜스가 한발 앞선다는 평이다. 한화디펜스는 RCWS를 자체 개발 및 생산해 해군 차기 고속정과 항만경비정에 RCWS를 탑재한 바 있다. 내년부터 전력화에 들어가는 해병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에 도입하는 복합화기 RCWS도 개발한 전력이 있다. 한화디펜스는 이를 토대로 차륜형장갑차에 탑재할 경량형 RCWS를 선행 개발해 자체 시범운용까지 끝냈다.

반면 현대위아는 RCWS를 탑재할 차륜형장갑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같은 계열사인 현대로템이란 점에서 유리하다. 현대위아는 호주 EOS사와 협력해 RCWS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위아는 앞서 육군 GP 고정형 원격무장 사업도 맡았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