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줄줄이 IPO…엑시콘 꿈꾸는 'K-유니콘'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0.12.3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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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줄줄이 IPO…엑시콘 꿈꾸는 'K-유니콘'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들이 내년부터 국내외 증시에서 IPO(기업공개)를 줄줄이 추진한다. 코로나19(COVID-19)를 겪으면서 전자상거래(e커머스), 게임, 온·오프라인 플랫폼 등 비대면 사업모델을 갖춘 국내 유니콘들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상황이다.



30일 미국 시장정보업체 CB인사이트(CB Insights) 등에 따르면 올 12월 기준 국내 유니콘은 △쿠팡 △크래프톤 △옐로모바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위메프 △무신사 △티몬 △지피클럽 △엘앤피(L&P)코스메틱 △에이프로젠 △쏘카 △야놀자 총 12개사다. 이 가운데 무신사, 야놀자, 쏘카 3곳은 올해 유니콘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유니콘으로 꼽힌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은 M&A(인수·합병)와 상장을 통해 ‘엑시콘’이 됐다. 엑시콘은 엑시트(자금회수)와 유니콘의 합성어로 M&A, IPO 등으로 투자자금 회수를 거친 기업을 뜻한다.



업계는 내년에 엑시콘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게임과 e커머스, 온·오프라인 플랫폼 위주인 국내 유니콘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쿠팡, 글로벌 겨냥 임원 영입…'이커머스→물류·배송→동영상' 사업 확장
기업가치를 최소 10조원으로 평가받는 쿠팡은 내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쿠팡이 배달·동영상서비스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장한 것도 미국 상장을 위한 전초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엔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한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쿠팡은 국내외 분야별 전문가로 경영진을 구성했다. 올 10월에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 강한승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우버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 투안 팸을 CTO로, 월마트 부사장 출신 제이 조르겐센을 최고법률책임자·최고윤리경영책임자로 뽑았다. 이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지낸 케빈 워시를 이사회 임원으로 영입했다.


한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공식적으로 발표는 안했지만 최근 행보들은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며 “상장일정이 구체화되면 올해 우아한형제에 이어 역대급 엑시콘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야놀자·쏘카 등 국내 IPO 추진
크래프톤과 야놀자는 내년 중 국내 상장일정을 추진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로 전세계적 인지도를 쌓으며 2017년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875억원으로 최근까지 기업가치를 5조~6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내년에 상장하면 기업가치가 최대 30조원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숙박·여가플랫폼 야놀자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유력한 엑시콘 후보로 부상했다. 상장주관사 미래에셋대우는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5조원대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결매출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불어난 3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실적이 급감한 다른 여행업체들과 달리 국내 이용객 수요를 잡으면서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OTA(온라인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기존 주류를 이룬 OTA업계가 위축된 반면 영역이 제한적이던 숙박·여가플랫폼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며 “야놀자도 지난해 상반기 1조원대로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현재 4~5배 이상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유니콘 중 쏘카와 티몬, 지피클럽도 상장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관련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 대형 VC(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등 유니콘의 성공적인 상장 사례가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니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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