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SK, 미래 먹거리 위해 찜한 스타트업, 어디?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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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현대·SK, 미래 먹거리 위해 찜한 스타트업, 어디?


삼성·LG·SK·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개방형 혁신 일환으로 스타트업 직접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코로나19(COVID-19)에도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모빌리티·빅데이터 분야 등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LG전자는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의료기기, 생활가전 등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를 늘렸다. SK는 바이오, 빅데이터 관련 분야에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해외 차세대 반도체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하는가 하면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공을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국내 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에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직접 투자에 나선 것은 그만큼 그룹 총수의 의중을 반영한 것 아니겠냐"며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는 중장기적인 사업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적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LG전자 '디지털 전환' 전략 투자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레메디, 지이모션, 티랩스 등 신기술·미래사업 분야 기업에 81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기존 사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여러 분야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기존 사업에 접목해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을 찾는데 투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방사선기기 개발업체 레메디(지분 5%)에는 병원용 엑스레이(X-ray) 솔루션 사업의 전략적 협력을 위해 16억원을 투입했다. 이 업체는 국내 주요 종합병원에 소형 이동식 엑스레이를 공급 중이다. 10억원을 투자한 지이모션(7%)은 3차원(D) 의류 텍스타일 디자인툴을 개발하는 업체다. 의류가전 관련 가상 피팅 솔루션 기술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자율주행, 실내배송로봇 관련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위치 측정과 실내지도 생성 기술을 보유한 국내 티랩스(4%)와 캐나다 자동차 라이다(LiDAR) 센서 개발사 레다텍, 프랑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업체 블레이드(1%)에도 투자했다.


앞서 2019년에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업체 포티투닷(3%)과 기술 분야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2%), 미국 모바일 세탁 플랫폼 워시라바(10%), 캐나다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설계기업 뷰리얼(12%) 등에도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SK, 바이오·빅데이터 등 신기술 확보 집중
SK는 지난해 3분기까지 스타트업 지분 투자 등에 약 2480억원을 투입했다. 글로벌 제약회사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10.95%)에 74억원, 콜드체인 물류업체 벨스타 수퍼프리즈(20%)에 25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빅데이터 전문업체 투라인코드(33.77%), 태양력 발전사업 케이솔라일호(49%), 에듀테크업체 에누마(4.20%)에도 총 370억원 이상을 썼다.

기존에 투자했던 차량공유업체 쏘카에 175억원을 추가 투자, 보유지분을 22.48%로 늘렸다. 쏘카말레이시아 법인에도 15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보유지분은 79.43%다. 국내 공유킥보드업체 피유엠피(12.87%), 미국 차량공유업체 투로(3.85%)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외에도 '유전자 가위' 기술업체인 진에디트(8.29%), AI(인공지능) 뇌 회로 분석업체 엘비스(5.88%), 자율주행 기술업체 오토노모테크놀로지스(2.69%), AI 신약개발업체 스탠다임(12.94%) 등에도 출자했다.

현대차, 자율주행·고성능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
현대차는 미래차 관련 분야 스타트업 등에 광범위하게 투자하고 있다. 고성능 전기차 개발·충전기술, 첨단 전기배터리, 자율주행기술, 차량간 통신·의료서비스, 엔진음 등 차 소리 제어 등 미래차 핵심 기술업체다.

사내벤처도 마이셀, 젠스웰, 포엔, 코코넛사일로 등 모빌리티와 인공지능(AI) 분야 10개사를 육성했다. 젠스웰은 엔진·배기음, 진동 우퍼 시트 등 차량 소리 관련 제어부품을 생산한다. 포엔은 수소전기차 등을 폐차하고 남은 고전압 배터리를 소형 모빌리티용으로 재사용하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마이셀을 바이오 소재 차량 복합재를, 코코넛사일로는 화물 운송 플랫폼을 연구·개발 중이다.

지난해 대기업에서 분사한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 대표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은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핵심사업은 유지하면서도 여러 신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분야 투자도 늘렸다. 지난해 8월에는 유럽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업체인 아이오니티(20%)에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1000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영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어라이벌(2.57%)에 130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전기 밴,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개발한다. 슈퍼카 같은 고성능 전기차를 만드는 크로아티아의 리막(11.03%)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수소차 분야는 이스라엘 H2프로(10.59%), 스위스 GRZ테크놀로지스(5%), 독일 하이드로지니우스(1.95%), 스웨덴 임팩트코팅스(10.42%) 등에 투자·협력 중이다.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기술…국내 소·부·장 투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스타트업과 투자조합, 타법인 등에 약 2540억원을 출자했다. 미국 이노비움(0.9%)과 파세토(5.2%)에는 각각 117억원, 58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이노비움은 데이터센터용 시스템반도체(테라링스)를 개발해 시스코 등 글로벌 네트워크기업에 공급하는 실리콘밸리 벤처다. 2018년에 이어 후속 투자를 집행한 파세토는 데이터 전송·저장에 특화된 업체다. 여러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한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1월에는 미국 이동통신망 설계업체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인수하기도 했다. 북미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또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업체) 상장사인 솔브레인(4.8%), 에스앤에스텍(8.0%), 와이아이케이(12.2%) 3개사의 지분을 1500억원가량 매입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첨단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미국 소프트웨어(SW) 정의저장 기술업체 타이달스케일(4.3%), 벨기에 주변 환경 맞춤정보업체 센티언스(7.2%), 이스라엘 3차원(D) 카메라 기술업체 맨티스 비전(2.1%), 헝가리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업체 알모티브(3.2%)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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