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코스피 샀다면 벌써 2배 수익…코스피의 놀라운 변신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조준영 기자 2020.12.27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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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코스피 샀다면 벌써 2배 수익…코스피의 놀라운 변신


코스피의 사상 첫 2800선 돌파는 코로나19 쇼크 이후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올해 3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1400선까지 떨어졌지만, 이전 주가는 물론 코스피 역사까지 새로 썼다.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 2800선을 넘어서면서 내년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지나친 낙관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7.04포인트(1.70%) 오른 2806.86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역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넘었다. 장중 최고치는 2812.16이었다. 지난달 초 이후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린 코스피는 약 두 달 만에 23.9% 올랐다.

올해 3월 최저치(1439.43)에 비하면 상승률은 95.4%에 달한다. 만약 3월 저점에서 코스피 지수에 투자했다면 별다른 종목 선택 없이도 2배에 가까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날 코스피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5.28% 급등하면서 이끌었다. 특히 기관이 하루 만에 삼성전자를 2885억원 순매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내년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연말 배당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40% 이상 올랐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SK하이닉스(1.72%), DB하이텍(7.11%) 반도체주가 전반적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사상 첫 2800선을 돌파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47.04(1.70%) 오른 2806.86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스피가 사상 첫 2800선을 돌파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47.04(1.70%) 오른 2806.86을 나타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스피 2800 시대를 연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역시 풍부한 유동성이 꼽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풀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이미 코로나19 이전 주가를 회복한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이익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원자재, 비트코인 같은 모든 자산이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증시가 실적 대비 주가를 비교해봤을 때 상대적으로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에도 올해 같은 랠리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다소 의견이 갈린다. 윤지호 센터장은 "지금 증시가 오르는 이유는 구조적인 저금리가 지속 가능하고 인플레이션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며 "내년 1분기가 지나면 그동안 풀린 돈에 대한 경계감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추세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올해 연말이 아닌 내년 초반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날 하루 상승에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이번 주는 전반적으로 외국인과 기관 매수가 현격히 적고 개인에 의해 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2800이라는 의미 있는 지수대를 돌파했지만 향후 행보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내년 초 외국인과 기관이 가세한 이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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