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뛰어든 쿠팡, 이미 유료회원 500만…韓아마존 되나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1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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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웨이브·티빙·왓챠에 디즈니+·쿠팡플레이까지…내년 국내 OTT 시장 경쟁 치열할 듯

OTT 뛰어든 쿠팡, 이미 유료회원 500만…韓아마존 되나


쿠팡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한다. 500만명이 넘는 기존 쿠팡 유료회원과 월 2900원이라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주도하고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이 뒤따르는 국내 OTT 시장에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쿠팡은 24일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아 기존 쿠팡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우선 파격적인 월정액 가격이 눈길을 끈다. 월 이용료는 2900원으로 기존 국내 OTT 시장 최저인 KT 시즌 5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넷플릭스, 왓챠 등과 비교하면 최대 3분의2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계정 1개당 5개의 프로필을 구축할 수 있어 5명이 나눠 내는 방식도 가능하다. 여기에다가 무료 로켓배송과 신선식품 새벽, 당일 배송 등 쇼핑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기존 회원은 멤버십 유지를, 비회원은 가입을 이끄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콘텐츠는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시리즈',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등 할리우드 영화와 '맛있는 녀석들', '금쪽같은 내 새끼' 등 국내 드라마·예능 중심이다. YBM, 대교 등 교육 콘텐츠도 선보인다. 추후 브라이언 크랜스톤 주연의 최신 미국TV 시리즈 '존경하는 재판장님(Your Honor)', 교육형 뉴스 콘텐츠 'CNN10' 등 독점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아마존닷컴 등 킨들파이어, 로고등 / 사진제공=아마존아마존닷컴 등 킨들파이어, 로고등 / 사진제공=아마존
쿠팡의 행보는 업종 간 경계를 무너뜨려온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비슷하다. 아마존은 미국에서 '당일 배송'을 내세워 수억명의 회원들을 확보한 뒤, 음식 배달과 OTT 아마존 프라임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마존프라임은 현재 미국 4위 OTT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쿠팡 역시 회원 중심의 연계 서비스를 꾸준히 늘리면서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 OTT 업체 훅(Hooq)의 소프트웨어 부문을 인수하는 등 OTT 시장 진출 발판을 닦아왔다.

쿠팡의 진출로 국내 OTT 간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미 마블, 픽사 등 막강한 지식재산권(IP)을 가진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기존 유료회원 500만명을 거느린 쿠팡이 OTT에 뛰어들면서 단숨에 국내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 회원수 330만명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결국 콘텐츠 경쟁력이 쿠팡플레이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만큼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콘텐츠 판권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총괄 디렉터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콘텐츠 자체 제작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OTT 사업이 저작권료나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구축 비용이 크기 때문에 성공적인 안착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쿠팡플레이 본연의 목적이 OTT로 돈을 벌기보다는 멤버십 구축에 있는 만큼, 업계에서도 쿠팡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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